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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2014년 [ 시 - 김춘만 - 개구리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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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32회 작성일 15-01-1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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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수돗가 고무대야에 심어둔
연꽃 몇 뿌리 수련 몇 뿌리
겨우내 몸 움츠리고 있다가
가녀린 새순을 밖으로 뻗더니
꽃잎을 연다.


사람들은
연꽃 몇 송이 수련 몇 송이
잘도 세지만
그 속에 개구리 몇 마리 사는지
아무도 모른다.


간밤엔 들 고양이에게 몇 마리 물려가고
대낮에도 날짐승에게 당하지만
꿋꿋하게 이곳을 지키고 있다.


저들이 어찌해서 살고 있는지
누구도 챙겨보지 않는데
연꽃잎에 앉았다가 수련 잎에 앉았다가
이곳에서는 개구리도 꽃이다.
환한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