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호2014년 [ 시 - 박명자 - 달빛 산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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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속으로 하염없이
홀로 걷는다
숲길에서 이어지는 숲속으로
걷고 또 걷는다
달빛은 은실과 은실을 타고
나에게 건너 와서
이마에 풀벌레의 촉각 하나
살짝 붙여 놓고
뒷걸음쳐 가버리는가…
눈으로 유전해온 때 묻은 자산
내려놓고
이름 없는 장신구 슬그머니 벗어 두고
그지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달빛 가득 밟으며
홀로 걷는다
오직 순수와 그리움의 심지 돋우며
영혼의 램프 하나
흔들리는 초막으로
달빛 밟으며
끝없는 길
홀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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