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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2014년 [ 시 - 박명자 - 누군가 나를 쏘아 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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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830회 작성일 15-01-1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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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복도 끝자락에서 어떤 시선이
나를 뚫어지게 쏘아 보고 있다


그의 시선은 칼끝보다 날카롭다
그의 입김은 새벽별 보다 차갑다


한 계절 잠시 머뭇거리던 의문부호들
요즘 더 가까이 더 가까이
코너에 내 발등을 몰아 부치고 있다


「생이 목마르다」고
나는 말한다


지금 난 맨발로 새로운 말에
새하얗게 쫓기운다


드디어 난 마지막 코너에까지
밀리우고 있다


진땀이 무관심의 속살을
몽땅 적시고 있다


또 다른 정보가 내 웃음을 점령하고
꼴깍 가위 눌리게 하려고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