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호2014년 [ 시 - 박명자 - 누가 내 밥그릇을 밟고 갔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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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뒤통수에 감자 한방 먹이고
도둑고양이처럼 살금 꼬리를 감추었을까
누가 내 사유의 가지 끝에
비릿내를 솎아 내다가
층층이 얼어붙은 배추밭을 뒤엎었을까
누가 제 모자를 살랑 벗어
꿈 바깥에 두고 갔을까
누가 겨우내 빙하기에 엎드린
내 밥그릇을 즈려밟고
좌회전하여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9층으로 아득히 내려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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