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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2014년 [ 초대시 - 고형렬 - 니이노베 켄의 기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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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885회 작성일 15-01-1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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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본기로 한반도와 동해 상공을 건넜다
일본엘 갈 땐 언제나 상공이 편치 않다
이튿날 저녁, 태평양 쪽의 도쿄 다카다노바바 밑에서
니이노베 켄과 사케를 마셨다


도쿄대 경제학은 비만 오면 전화하고 하이데카 전공자는
눈만 오면 그의 전화를 기다렸다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은 도쿄의 세월
신주쿠 전철의 레일과 쇠바퀴는 닳지 않는다
파도소리 오지 않는, 문명으로 가로막힌 미래의 골목
그들의 도쿄엔 몇 번이나 더 눈이 내릴까


니이노베 켄이 허공의 마이크를 잡고
‘노란 샤쓰 입은 사나이’를 불렀다 내 어깨를 잡고 울었다
우파와 좌파는 어떻게 구분되는 걸까
일본에서 왜 동아는 슬픈 걸까 아니 도쿄는 왜 캄캄할까
저 멀리 예견되는 태평양의 아침은 이 밤 또 흐린다


도쿄 밤은 수많은 섬의 밤이고 아시아의 모든 밤은
간단하게 말해 조금 슬프고 우울하다
다시 내일, 눈 내리는 도쿄를 찾아가고 싶다



ㆍ그는 계간 『시평』 2005년 겨울호에 소개된 것을 후에 알았다. 다카가이히로야(高貝弘也) 시인이 그의 시를 평했다. 니이노베 켄(新延拳) 시인은1953년 2월 26일 도쿄에서 출생했다. 도쿄대 경제부를 나왔고 일본
‘미래파’이며 시집 『종이비행기』를 출간했다. 스즈키 히사오(鈴木比佐雄) 시인과 절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