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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호2004년 [김시철]겨울 바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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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갈뫼
댓글 0건 조회 2,510회 작성일 05-03-2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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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바다를 박차고 일어서고 있다
허연 이빨 들어내며
포효하는
겨울 바다.

바다가 바다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한다.
칼 날 번뜩이듯
노도하는 바다.

단죄의 형장
질타의 목소리엔
인간쓰레기의 죄상들이 하나같이
포말로 부서진다.

사람들아 너희는 지금
바다의 저 목소리 듣고 있는가
무엇인가 절감해 오는
노한 저 메시지를 읽고 있는가.

사람으로 하여 버려지고
사람으로 하여 신음하다

사람으로 하여 죽어 간
그 무수한 영혼들 들쳐업고
노도를 달려오는
바다의 외침을 보고 있는가

용서받지 못할 온갖
죄악 앞에
인내를 넘어선 대양의 노기.

바다는 지금
인류의 모든 걸 삼켜 버릴 듯이
질타하고 있다
밀려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