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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호2017년 [시] 젊음 외 9편 / 이장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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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864회 작성일 17-12-13 16:47

본문

젊음



늙은이를 보시오
육체는 쪼그라들었으며
그 안의 모든 기관은
시들었으며
가끔은 혐오스럽기까지 하오
그러나
그가 지니고 있는
영혼은
젊고 순수하며 이 현실로의
첫발을 디딜 때와 다른 것이
하나 없소
단지 경험으로나마
자기 스스로의 영혼을 위로하며
채워 나아갔을 뿐이오


그들은 자주
거울 속의 비추인 자신의
육체를 보곤 영혼까지
늙게 할 뿐이오
분리하시오, 분리되시오
육체와 영혼은
분리될 수 있으며
연관 지을 필요는 없소
그러므로
자신이 사라지는

날까지
아니 사라진 다음부터도
젊음은 영원할 수 있을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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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당신은 보석입니다
세상 속 하나뿐인
찬란한 보석입니다
만약
이 세상에 당신이 존재치 않는다면
진실로 세상이 존재치 않는 까닭입니다
그러므로
당신은 특별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 속
어디를 가서나 어느 곳에서나
찾아내기 힘든 보석이여야 하는 것입니다
어느 누구나가
소유할 수 있다면야 어디 보석이겠습니까
어느 특별한 이만이
소유할 수 있어야만이 찬란한 보석이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될 때만이 그렇게 되어서야
당신은 찬란한 빛을 더욱 발하여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는 것입니다
진정한 사랑을 받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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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푸른 언덕 위로
파란 하늘 걸려 있고
임 향한 그리움처럼
흰 구름 두둥실 흐르는데
넓은 벌판
민들레 아씨
얼굴 위로
벌이 지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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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여



푸르른 낙엽이여
춤을 추어라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입 맞추고 손을 맞잡고
뺨을 비비고 사랑을 나누라
하늘에는
저 하늘에는
그대를 사랑하는
태양이 타오르지 않는가?
바다에는
저 바다에는
그대를 사랑하는
파도가 출렁이지 않는가?


푸르른 낙엽이여
춤을 추어라
생명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지
더더욱 활기차게
흔들고 마시고
노래를 부르라
모든 것은 지나가면
행복한 추억이 되어 버리지


그대 낙엽이여

저 벤치 위에
힘없는 두 노인의
미소가 보이는가
부러움의 미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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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맘


풍문이 돌고 돌아
귓가에 들릴 진데
내 사랑은
동산 너머에
서글픈 메뚜기 됐다기에
서둘러 찾아온
들녘에
이리저리 메뚜기는
많기도 많아라


아 헷갈리는 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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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음 당신께



머언 산 바라보며
찢겨질 듯한 이 마음을 보냅니다
훌훌 멀리멀리…


붉은 노을처럼
달아오른 이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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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여정이란 없는 것
단지 한낮 낮잠에 불과한 것
그저
인간으로 태어났건
동물로 태어났건
식물로 태어났건
온 곳도 갈 곳도 같으니
지금의 역할에 충실하자는 것
그저
부자건 가난뱅이건 잘났건 못났건
단지 길몽과 흉몽의 차이일 뿐
그저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살자는 것
그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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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눈이 나래는 날


흰 눈이 나래는 날이면
설운님이 그리워
뜰에 내린 눈을 모아다
임 닮으신 눈사람을 맨듭니다.
임 닮으신 눈가지
붙이고 붙여서
어느새 임에 얼굴 되지요


강남에 제비
임 버리신 땅 오실제면
임 닮으신 눈사람도 가신다기에
설움은 쌓이고 쌓여서
이 맘도
눈사람과 함께 녹아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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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사랑법



여러분
진정한 사랑법을 가르쳐 드릴까요
그럼 고슴도치처럼 해보세요
고슴도치는 접촉하면 할수록
가시에 더 세게 찔리어 더더욱 아파와
가까이 갈 수 없대요
그래서 멀리서만 바라보며 사랑한대요
그럼으로써
고슴도치의 사랑은 지속적일 수 있다는 거죠
이처럼
마음 깊이 사랑을 동경하는 것 그것이
사랑의 첫걸음입니다
고슴도치도
가시 없이 가까이서 사랑했다면
시간이 흘러 멀어만 지고 싶었을 겁니다


멀리 있는 것이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가까이 있는 것이 멀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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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우린
때론
다툼과 헤어짐을 꿈꾸지만
우리가 하나 됨의
과정일 뿐이야
난 너로 인해
날 사랑하게 되었고
넌 나로 인해
널 사랑하게 되었어
이래서 이 세상에서
사랑이 제일 사랑스럽나 봐
우리 생이 끝날 때까지
사랑만 하며 살자꾸나
우린 하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