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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호2003년 [수필-이구재]캐나도 록키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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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갈뫼
댓글 0건 조회 3,750회 작성일 05-03-2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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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7월 25일 맑고 쨍쨍한 날씨
밴쿠버 근교 농경지인 칠리악의 모텔 레인보우를 새벽 6시40분에 나와
3박 4일 일정의 캐나다 록키 관광에 나섰다.
아침 공기는 더없이 깨끗하고 상큼했다.
관광버스가 있는 밴쿠버 시내 쉐라톤 호텔까지는 1시간 남짓 걸렸다. 60
명 정원의 버스는 50만 불짜리이며 2200 키로미터를 달릴 것이라고 현지
가이드는 인사말을 꺼냈다. 나처럼 고국에서 친척을 방문하는 중에 관광
온 사람이 반, 현지 교민과 유학생들이 반 정도 섞인 우리 일행은 어린이
를 포함 해 55명이다.
아침 8시, 버스는 록키 코치를 향해 동북쪽으로 달렸다.
칠리악을 지나 해발 1244미터의 유황 온천이 있는 호프마을에 도착 휴
게소도 들리고 브라이덜 폭포 관광을 했다. 폭포의 규모는 대단치 않았지
만 주변이 아름다웠다. 끝없이 펼쳐진 목초지엔 알파파풀이 자라고 일본
인이 경작한다는 체리농장도 지났다.
코키할라 하이웨이를 따라 캐나다 3대 동광촌 준 사막화 된 도시 메릿
을 지나며 면사포 폭포를 차 안에서 보았다, 록색의 장옷에 흰 망사를 드
리운 듯 보였다.
목재의 도시 호수의 도시 캠룹스(kamloops)에 도착 양식으로 점심을
먹다. 캠룹스는 기마경찰대의 시초지이며 인삼밭이 많이 있고 인삼 박물
관까지 있다. 기차 비행기 도로 등 교통의 요충지로서 물류창고도 많다고

한다.
웰스 국립공원을 지나 스파이스 폭포에서 잠시 사진 촬영, 나는 1회용
카메라로 산속 동굴에서 떨어지는 폭포를 몇 커트 찍고 시간을 아껴 산책
했다. 나처럼 홀로 온 유학생 미스 심과 룸메이트가 되어 같이 행동했다.
다시 후레이져 강을 끼고 기찻길을 나란히 버스는 헬리스키 벨리를 지
나다.
엘크를 잡아먹는다는 그리질 곰이 나타난다는 곳, 영화“베어”와“흐르
는 강물처럼”을 촬영 한 곳이기도하다. 멀리 눈 쌓인 산이 보이는 오지 산
악 지역 록키의 관문이며 B C주 마지막 동네 인 벨마운트 불루러마을, 송
이 산지로 유명한 곳에 도착했다.
10여 시간 버스를 탔는데 어지럼증도 없이 잘 왔다.
아직도 하늘은 푸르고 깨끗한 뭉게구름이 선명한 저녁 6시 투숙지인 캐
너 마운트 낙지(lodge)에 여정을 풀다,
낙지는 규모가 호텔보다 작은 모텔 비슷한 아늑하고 조용한 곳이다.
숙소 주변엔 나무와 꽃으로 조촐히 정원을 꾸몄다.
이른 저녁을 먹고 가족 단위로 온 몇 팀과 5분 거리의 강가로 산책했다.
빠르게 흐르는 강물에 낚시를 드리운 외국인 아이들이 몇 명 있었으나
그들은 아무것도 잡지 못하고 강가를 떠났다.
수풀엔 모기가 많으니 조심하라는 가이드의 말대로 청바지나 셔츠 속으
로 모기들은 빨대를 꽂아댔다. 강가에 정원이 아름답게 꾸며진 외딴집을
발견 구경하며 사진도 찍었다.
이 나라에선 양귀비 재배에 규제가 없나보다, 노랑 빨강 오렌지 빛의 양
귀비꽃이 손바닥 만하게 피어 밭을 이루고 있었다.
꽃의 향기도 맡으며 취해 있는데 집에서 주인 인듯한 여인이 나오더니
숲 속 산책길을 가리키며 낮에 검은 곰이 나타나서 출입을 금지 시켰다고
주의를 주었다.

7월 26일
먼 산은 잿빛구름을 쓰고 있으나 상쾌히 맑음.
해발 1500~2000미터인 벨마운트의 아침공기는 참 신선하고 맛있었다.
7시 30분 숙소를 떠나 싸이먼 후레이져 강을 끼고 북상 록키 최고봉
(3954m) 롭슨산에 도착, 눈 쌓인 설봉을 배경으로 사진 찍다. 들엔 야생
화가 지천인데 산엔 백설, 오묘한 조화다.
알바타주로 접어들면서 시간은 1시간의 시차가 생겼다.
도로변에서부터 산으로 빽빽이 들어 선 쪽 곧은 침엽수 스기나무는 키
가 수 십 미터는 돼 보인다.
쟈스퍼 국립공원을 통과하는 요금소에서는 버스 1대마다 10분씩은 세워
놓고 돌, 풀, 나무 등 반출 금지와 주의사항을 꼼꼼히 알려 자기 임무를
지키는 직원이 있었다.
빙하가 녹아 흘러 든 벽옥의 쟈스퍼 호수, 길고 넓은 루스 호수의 아름
다움을 차 안에서 만났다. 높은 산 드믄 드믄 헐벗은 곳이 보이는데 눈사
태로 인해 나무들이 쓸려나간 흔적이었다.
나무가 살 수 있는 팀버라인(1500m) 위쪽은 돌산이고 아래쪽은 백양나
무가 울창하다. 야생동물 서식지답게 주걱사슴 외톨이를 만났다, 싸움에서
진 숫 사슴은 길가를 배회했다.
피라밋 산엔 피라밋 호수 마린 산엔 마린 호수, 곳곳에 벽옥의 호수가
보였다. 폭은 좁으나 길이가 긴 아사바스카 폭포도 운치 있고 아름다웠다.
드디어 빙하가 보이기 시작, 수 미터 쌓인 눈은 사철 녹지 않아 세계 각
국의 관광객을 불러들인다. 4월 말에 개장 10월 말에 폐장 한다는 콜롬비
아 대 빙원 앞에 엄숙해 진다.
전용 버스에서 내려 아이스필드용 버스(바퀴의 지름이 2미터도 더 돼
보인다)로 갈아타고 내려갔다. 빙하는 이미 녹아내려 골을 지어 푸르게
흐르고 있었다.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석회질이 섞인 옥빛의 빙하수를 종이컵으로 떠
조금 마셨다. 이가 시릴 정도는 아니지만 차고 시원했다. 노랑머리 검은머
리 나풀대며 백 여 명의 관광객들은 사진 찍느라 북새통 이었다. 나도 이
빙원에 발자국을 남김으로 빙하가 녹아내리는데 한몫 거든 셈이 됐다. 앞
으로 5년 뒤엔 전면 개방이 금지 될 것이란다.
빙원에서 나와 맞은편 언덕의 중국식당에서 1시에 뷔폐로 점심 먹다.
다시 전용 버스에 올라 벤푸 국립공원을 지나다 산양 세 마리를 만났다,
털갈이 철이라 볼품없는 그들은 염분을 섭취하기 위해 길가로 가끔 나온
다고.
깍아지른 암벽에서 눈물처럼 흐르는 폭포도 보이고 금강산 일만이천봉
처럼 오묘한 바위산과 그랜드 캐년을 닮은 Frasyer 캐년의 기암괴석이 눈
앞에 지났다. 창조주의 오묘한 솜씨, 그 앞에 사람은 감탄할 수밖에 없었
다. 빙하수가 흘러들어 에메랄드빛인 넓은 강을 낀 도로엔 가끔 자전거 여
행자도 보인다.
해발 2800미터 고지의 페이트 호수를 지나 까마귀발 빙하를 정면으로
버스는 달린다.
영화“돌아오지 않는 강”촬영지 인 보우호수의 옥빛 반짝임을 배경으
로 사진 찍다.
밴프에 도착 교민이 운영하는 서울 옥에서 김치찌개 백반을 먹고, 2시
간의 자유를 주어 시내구경에 나섰다.
밴프마을은 철도 창시지이며 온천이 있는 유황산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
다. 영화“닥터 지바고”촬영지이기도 하다.
1900년에 지었다는 밴프 스프링 호텔이 시내 복판에 있고 고층 건물이
없는 시내에 반해 산속엔 일본인이 지었다는 14층 호텔이 보였다.
웅장한 케스케이드 산, 세계 6대 골프장에 속한 고급 골프장이 있어 세
계의 갑부와 유명인들이 모이는 곳, 전설이 있는 세자매봉도보였다.

시내는 관광객을 위한 쇼핑센터가 즐비했다, 보석가게엔 암모나이트라
는 화석이 보석이 되어 화려하고 찬란한 빛으로 여인들을 머물게 했다.
나는 룸메이트와 메이풀 시럽으로 만든 스틱 사탕을 하나씩 사서 입에
넣고 즐거워했다. 숙소인 캘거리의 쉐라톤 훠 포인트 호텔엔 8시에 도착
또 하루의 여독을 풀다.
7월 27일
6시 모닝콜이 있기 전까지는 단잠에 푹 빠져있었다.
7시에 아침을 먹으라니 영 입맛이 당기지 않았지만 여행을 위한 에너지
공급으로 호텔식을 먹었다.
오늘도 화창한 날씨, 캘거리를 8시에 출발 동계올림픽 공원을 통과 세
자매봉과 자살바위, 노르딕 경기가 있었던 계곡을 바라보며 지나다.
화물차 수 십 개를 이은 기차가 서있는 역을 가로질러 교민이 운영하는
쇼핑센터에 버스를 댔다 가이드는 협조를 부탁했다. 육포와 석청 키토산
에 대한 설명회?도 열고 견본품을 나누어 주기도 하니 많은 사람이 팔아
주었다. 나는 약에 대해서는 믿음이 가지 않았고 꿀은 토론토에서 이미 샀
기에 아무 것도 사지 않았다.
9시 30분에 쇼핑센터를 출발 세계 10대 절경이라는 루이스호수를 향하
였다. 돌산인 케스케이스산(3000m)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곰이 나온다는
미네왕카 계곡을 지나 호수와 저수지 몇을 더 지나쳤다.
호수의 물빛은 모두 진초록, 햇볕에 반사되어 금물고기가 뛰노는 듯 반
짝였다. 어디를 가든 길가엔 들꽃이 많이 피어있었다.
아이젠하워가 이름 지었다는 캐슬산을 지날 때 큰 개 두 마리를 차에
태우고 여행하는 외국인을 보았다 서양 사람들은 애완견이 결코 작지 않
았다 그런데 우리나라사람들은 왜 작은 개를 선호 하는 것일까, 나는 여
행 중 개를 만나면 우리 코코를 그리워하며 개 주인에게 다가가“May I

pat Your dog?”라고 말했다 별로 친절한 대화는 아니지만 모두 통했다 .
황소만한 개들도 어찌나 순한지 쓰다듬고 안아주고 하면 기분 좋은 표정
을 지었다.
얕은 물이 옥빛으로 흐르는 넓은 강가에 어린 사슴 한 마리가 서성이는
걸 보았다.
드디어 절경의 루이스(빅토리아 여왕의 딸 이름) 호수에 도착, 모두 감
탄사를 연발했다. 해발 700미터에 위치 깊이가 70미터 에메랄드빛이라
할까 비취빛이라 할까, 거대한 녹보석을 투명하게 다듬어 숲 속에 누인 듯
조용해서 목소리도 크게 내기에 조심스럽다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엔 자리 값을 하는 아름다운 루이스 호텔이
있다. 정원엔 물론 주변의 산책길가에도 온갖 꽃들이 잘 정돈되어 피어있
다. 호텔 내에도 조화와 생화로 꾸며 꽃 천지 같다, 정원 잘 다듬어진 잔
디밭에 정갈한 꽃마차가 있어 살짝 옆에 가 사진을 찍었다.
호수를 빙 둘러 산책길이 빙산까지 있는데 코스가 너무 멀었다.
루이스호숫가 스키장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 후 리프트 타고 정상에 올
라 눈 없는 마른 길을 잠시 산책 다시 곤도라를 타고 내려왔다. 스키장의
길이가 짧은 것이 8km이다.
스키장 쇼핑센터에서 호수 사진엽서를 몇장 샀다.
2시 40분 요호국립공원을 향하여 출발 톰슨강을 끼고 알버타주를 떠나
다시 B C주로 나왔다. 정면으로 스태파니 산(3194m)을 지나 캐나다 록
키 절경 1위라는 에메랄드호수를 만나다.
해발 1302m에 위치, 빙하수가 모여 이루어졌으며 석회가 침전이 안 되
어 푸르게 보인다고.
요호공원 내엔 아름답고 신비로운 볼거리가 많았다, 지각변동에 의해
만들어진 거대한 징검다리, 수 억년을 흘렀을 물줄기가 바위를 뚫어 물길
을 내고 자연의 다리를 만들었다.

세차게 흐르는 물빛은 막걸리 빛이다.
다시 버스에 올라 달린다 도로 밑에 철길이 있고 그 옆으로 막걸리 빛
물이 흐르는 계곡에서 9인 7인의 레프팅 하는 외국인들 보다.
골든 마을의 대형마트에 버스가 잠시 쉬었다. 노란 체리를 샀다. 달콤하
고 맛있다.
로저스 패스를 따라 숙소가 있는 캠룹스로 버스는 달린다, 깊은 계곡의
다리를 통과하기도 하고 눈사태 방지 터널을 4개나 지나 키킹호스령(말의
뒷발차기 고개)도 넘다.
록키 마지막 관광지 인 마린호숫가 스프링 레벨스톤 마을 중국식당에서
저녁 후 호텔 힐 코스트에 여행 마지막 여장을 풀다.
7월 28일
밝은 아침 햇살을 상쾌히 받으며 8시 호텔을 떠나 마지막 여정에 나섰
다. 리버 스턱 댐 관광, 넓은 녹지의 광장이 있는데 여름이면 예술 공연이
연이어 개최 되는 곳. 근처의 늪지대엔 고사리밭이 있는데 뱀도 많아 한
국인이 더러 사고를 당한다고 기찻길은 어디를 가나 국도와 나란히 보인
다.
옛날 철도 노동자들의 숙소를 변형한 고스트 타운은 넓은 강가에 있어
모텔들의 빨간 지붕이 물에 어리어 아름답다. 고산지대의 호수들은 삼림
에 둘러쌓였는데 트리 벨리 호숫가에는 백사장이 깨끗이 펼쳐졌다. 들꽃
이 만발한 걸 보니 어느덧 고산지대를 벗어난 것이다. 휴게소에서 단체 관
광 온 한국인 대학생들도 만나고 중국인 단체 관광객도 만나다.
동양인은 단체로 관광을 다니는데 서양인은 주로 가족단위로 여행을 다
닌다.
록키 여행 중 곰을 만나보기 바랬는데 끝내 곰 조각상만 보았을 뿐이다.
수없이 많은 강과 내를 건너 버스는 밴쿠버 쪽으로 달렸다.

도로엔 어느새 도시로 향하는 많은 차량이 모였고 건초를 산더미만큼
실은 트럭도 여럿 있었다. 길가 멀리 목재소에서 나무 태우는 냄새가 달
리는 버스 속까지 들어와 향긋했다.
하우스 보트로 유명한 시카보스 마을을 지나 길이가 155마일이나 된다
는 검푸른 스잔호수가 보였다. 호수엔 통나무가 많이 떠 있다. 캠룹스를
지나는 것이다.
스잔호수 곳곳엔 선착장이 있어 요트나 큰 배도 보인다.
높은 언덕의 길에서 내려다보니 먼데 산은 마른 쑥풀더미가 둥글 둥글
보였다 준 사막이다.
말목장과 농가 몇 채 그림처럼 고요하다.
11시경 캐나다 록키를 완전히 빠져나왔다. 어느 늪지대엔 소금밭이 되
어 하얗게 보이는 곳도 있고 어느 조그만 늪은 개구리밥 같은 물풀이 덮
여 초록이었다.
12시 35분 한인 식당에서 비빔밥으로 점심 먹다. 어느 곳을 가나 교민
들이 열심히 사는 모습 보기 좋았다. 점심 후엔 숨은 비경을 찾아 오델로
터널을 관광했다.
영화“람보 1”, “K 2”등의 촬영지였던 굴은 철도용으로 암벽을 뚫어 높
이 5미터 길이 500미터를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다. 5개의 굴이 이어져 있
는데 굴속엔 전기가 없다. 굴을 향해 걷는 오른쪽은 가파른 바위산, 왼쪽
은 옥빛 물이 흐르는 계곡, 더러 소를 이룬 곳도 있어 우리나라 백담계곡
과 흡사하다.
3시경 호프동네를 경유 칠리악 농경지를 지나다. 칠리악은 조용한 농촌
인데 땅은 넓고 기름져 보인다. 스윗 콘과 체리, 불루베리 농사를 많이 한
다. 더러 말과 소 목장도 보이는데 넓은 밭엔 스프링클러가 아침 저녁으
로 하늘 높이 치솟았다가 내리니 농작물들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인 줄 알
것 같다.

여행 중 날씨는 계속 맑았고 기온도 15~20도 정도로 좋았다
미지의 곳으로 발걸음 한다는 것은 얼마나 큰 설레임인가.
그리고 나는 발돋움을 한 것이다.
비범한 능력을 지니지 못한 나, 남다른 수행을 해 본적도 없으나 내가
살아온 만큼의 현재 위치에서 또 다른 세계를 내다보고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