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호수별 보기

47호2017년 [발간사] 회장 김종헌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825회 작성일 17-12-19 16:23

본문

1996년 어느 화창한 봄날 토요일 오후, 아무 생각도 없이 김춘만 선생님을 따라간 모임이 <갈뫼> 동인들이 모이는 자리였다. 글 쓰는 이들이 작품에 대해 토론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공부가 되리라는 생각에 그 자리에서 <갈뫼> 모임에 가입하게 되었다. 그게 벌써 20년 전 일이다. 작품 합평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시 쓰기를 배웠고, 선배님들의 행사 준비하는 모습을 어깨 너머로 보면서 일머리를 배우다 보니 어느새 <갈뫼>의 심부름꾼이 되어 있었다. 그 20여 년 동안 <갈뫼>는 내 생활의 일부였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 <갈뫼> 모임은 부득이한 일이 아니면 스케줄을 비워 놓았다. 봄이면 백일장을 준비하고, 여름이면 시화전을 준비하고, 가을이면 『갈뫼』 출판기념회를 준비하는 연례행사를 치르다 보면 1년이 훌쩍 지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내 삶의 축은 2개가 되었다. 하나는 본업인 교직 생활과 또 다른 하나는 취미이자 좋아하는 글쓰기 활동을 하도록 뒷받침하는 <갈뫼> 동인 활동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니 어느새 나는 <갈뫼>의 중심에 서 있었다. 사무국장, 부회장을 거쳐 지금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내 삶의 많은 타이틀은 거의 <갈뫼> 동인 활동과 관련되어 있다. <갈뫼>가 있었기에 2001년 등단이라는 영광과 15년 만에 시집 한 권을 묶어 낼 수 있었다. <갈뫼> 활동을 통해 문화관련 단체 일을 해왔기에 속초문협 지부장, 속초예총 수석 부회장이라는 명예를 얻었고, 속초시 문화상도 수상할 수 있었다. 그래서 <갈뫼>는 나의 핏줄이다.

올해 <갈뫼> 동인들에게는 참으로 가슴 아픈 해다.

1969년 고 윤홍렬 선생님과 <갈뫼>를 창간하시고, 설악문우회 동인지 이름을 <갈뫼>로 지으신 박명자 선생님이 세상을 떠나셨다. 월례회에서 자신의 작품을 낭랑한 목소리로 해설하시고, 자신의 시적 기법을 후배들에게 열변으로 토해내시던 그 뜨거운 열정과  <갈뫼> 사랑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올  『갈뫼』47집은 '고 박명자 선생님' 추모 특집으로 기획 편집하기로 했다.

'제28회 설악학생백일장 및 제23회 설악주부백일장', 2박3일의 '제주도 기행', '설악문화제 기념 제20회 갈뫼 및 속초문협 숲 속 시화전'도 무사히 마치고, 이제 올 마지막 행사인 '갈뫼 47집 출판기념회'를 마무리하면서 우리 <갈뫼> 동인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또한 20여 년을 해마다 지원해 주시는 강남 베드로 병원의 윤강준 원장님, 속초시장님과 교육문화체육과 관계자, 속초시 의회, 강원문화재단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행정적 지원을 해 주시는 속초예총 관계자 여러분과 늘 아름다운 동인지를 만들어 주시는 글나무 출판사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제 3년  후인 50살 <갈뫼>를 넘어 100살의 <갈뫼>를 향해 회원 모두가 더 큰 발걸음을 함께 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