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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호2003년 [시-조인화]탑동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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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갈뫼
댓글 0건 조회 2,521회 작성일 05-03-2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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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가댁이 살던 마을로 가는 길
탑동천을 지나며
자주색 양철지붕 뒤로 저녁 연기 오르는
집을 만난다
아랫목이 까맣게 탄 방에 앉아
가마솥에 지은 밥을 먹으며
묵은 동동주 한 사발 상위에 올려놓으면
시름 잊어지는 부부만 사는 집
마을로 나오려면 맨발로 물을 건넜을까
한참을 돌아가 다리가 있을까
물소리만 고즈넉이 굽이치는데
100년은 족히 거슬러
어린 솔향 온 산골을
진동시키던 산등을 더듬으며
성큼 가을을 안고
어둠이 내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