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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호2003년 [시-조인화]그 노루에 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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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갈뫼
댓글 0건 조회 2,563회 작성일 05-03-2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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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워진 바람이 콧등을, 볼을 친다
마후라를 하고 나올걸,
무방비상태인 채 눈이 순하기만 하던
노루
어쩌자구 겁도 없이 밝은 곳에 몸을 드러내
갈색 털이 달빛 아래 반짝거렸는데
얼마나 깊은 자연의 향기가 향수처럼 서리게 하는지
그 순간 노루를 데리고 산으로 올라가는 일 외에
다른 생각이 없었다
부모 형제를 향하여 울던 소리
어둠이 부서지던,
그래서 산에서 천사를 풀어 치료시키고
데려가는 일을 진행시켰다
높은 산도 가볍게 오르내리며
솔향을 언듯 흔들며
뛰어다닐 노루
그 밤에 노루가 뛰어내려온 길이
달빛 아래 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