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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호2020년 [초대작품_시] 가을의 노래 / 정순란 (삼척문인협회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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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184회 작성일 20-12-2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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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노래



설악 단풍의 주연은 붉음이다


원색 하나로만
세상이 아름다울 수 있음을
새삼 깨닫고
단풍이 속절없이 붉기만 하다면
얼마나 숨 막힐까


단풍은 사라질 것들이 남기고 간
내 입술의 색감이다
더러는 나뭇잎이 붉게 타다가
낙엽 되어 떨어지는 것은
수컷의 욕망이었나


아픔으로 넘어졌던 마음이

가끔 멈춰서야
안보이던 사랑도
애절한 슬픔도
五音으로 봐야 아름답다


가을의 비밀인 사랑은
젊음이 예쁠까
단풍이 예쁠까
첫사랑에 부족한 나였기에
저녁놀 타는 너에게
가만히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