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호2020년 [초대작품_시] 소가 돌아오다 / 최현순 (춘천문인협회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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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 돌아오다
소 행자들이 돌아왔다
넘실넘실 파도 피리를 불며
만행 떠난 어언 세월 만에
한 깨달음 하였는가?
버드나무 물가 따라 정처 없던 길
사천왕이 놀란 눈 부릅뜨고 반겨줄 뿐
주인 없는 도량은 적막하구나!
흰 구름 너머 손가락 한번 튕긴 이 생(生)
이전은 그 어디고
이곳은 어디인가?
유람 떠난 도반들은 망망대해 갈거나
북녘 하늘 향해 큰 눈망울로 살피겠지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풍경들
어느 생에 살던 곳인가 기억도 아득타
네 생명 부지하고 내 생명 부지한다면
도도히 물러가는 황토 물결 저 너머
극락정토가 다 거기인 것을, 괜찮다!
누군들 다시 돌아오지 않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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