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호2003년 [시-조인화]雪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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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 녹고 피어난 설난을 캐어
방에 들인다.
까칠하고 강한 잎이 한옹큼, 꽃술 열어놓고
맑아지는 마음
생명을 부지하는 일 얼마나 혹독한가
바람 지나는 길 지척에서 무디어진 채
아득히 가라앉아
비켜가는 길엔 아무도 없었다
진물 흐르도록 열어두지 못하여
냄새나며 더께 앉은
단단한 시간들에 갇혀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 같던 길을
몸 허물며 일어선다.
방에 들인다.
까칠하고 강한 잎이 한옹큼, 꽃술 열어놓고
맑아지는 마음
생명을 부지하는 일 얼마나 혹독한가
바람 지나는 길 지척에서 무디어진 채
아득히 가라앉아
비켜가는 길엔 아무도 없었다
진물 흐르도록 열어두지 못하여
냄새나며 더께 앉은
단단한 시간들에 갇혀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 같던 길을
몸 허물며 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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