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호2003년 [시-최숙자]복권 판매소 앞을 지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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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그 만큼의
아니 그 몇 곱절의 꿈
부풀리며 서 있는
복권 판매소 앞을 지나다
방학숙제도 다 끝내고
눈이 막혀 이웃에도 갈 수 없어
무료하던 어린 나는
대숲으로 참새 떼 날아드는 것을
뒤란에서 훔쳐보곤 하였는데
어느 눈 덮인 저녁
금방 날아든 깃털을
만져 보고 싶은 충동이
불쑥
나를 데불고
대숲으로 가는 것이었다
따스한 온기로
날개를 접고 앉았을
생각만 해도 으이그 귀여운 것들
한꺼번에 다 움킬 요량은
눈덩이보다 컸는데
손을 가져가는 순간
푸르르
눈 지붕 무너뜨리고
하하 호호 날아 오르는
눈부신 날개들이여
아직도 꿈을 놓지 못하는
사람들은 다시 줄을 서고.
아니 그 몇 곱절의 꿈
부풀리며 서 있는
복권 판매소 앞을 지나다
방학숙제도 다 끝내고
눈이 막혀 이웃에도 갈 수 없어
무료하던 어린 나는
대숲으로 참새 떼 날아드는 것을
뒤란에서 훔쳐보곤 하였는데
어느 눈 덮인 저녁
금방 날아든 깃털을
만져 보고 싶은 충동이
불쑥
나를 데불고
대숲으로 가는 것이었다
따스한 온기로
날개를 접고 앉았을
생각만 해도 으이그 귀여운 것들
한꺼번에 다 움킬 요량은
눈덩이보다 컸는데
손을 가져가는 순간
푸르르
눈 지붕 무너뜨리고
하하 호호 날아 오르는
눈부신 날개들이여
아직도 꿈을 놓지 못하는
사람들은 다시 줄을 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