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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호2003년 [시-최숙자]廢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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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갈뫼
댓글 0건 조회 2,446회 작성일 05-03-2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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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라 일어나라
아직 구들장은 식지 않았다고
뒷 뜰 돌배나무에 숨어
뻐꾹새는 저리도 애달픈데

마굿간 뒤에 쓰러져 누운
문패
그 한 때
빛났던 아버지 이름 위에
냉이꽃 삶이 스러진다

쇠죽 끓이던 가마솥이며
더운 피 도는 성한 곳은
다 나누어 주고
어머니 가슴 밟으며 가는

더 이상
내딛을 아픔조차 없는

당신은
장기 기증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