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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호2021년 [추모시] 보살 같은 누님 / 김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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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설악문우회
댓글 0건 조회 1,671회 작성일 21-12-1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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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 같은 누님



만날 때마다

두 손 꼭 잡고

토닥토닥

아이고, 우리 갈뫼 일꾼


늘 관음보살처럼 웃던 누님


모임 끝나고

밥값에 보태라며

슬그머니 봉투 하나 쥐어 주며

늙은이가 할 수 있는 게 뭐 있나

수줍게 등 돌리던


보랏빛 웃음으로 문수보살 같던 누님


갈뫼 문학기행 길

곶자왈 오름길


휠체어에 앉아

푸른 숲 푸른 하늘 올려다보며

아이고, 내가 전생에 무슨 덕을 쌓아서

고맙다 미안하다

염불처럼 외우며


합장하는 두 손이 미륵보살 같던 누님


이제는 저 높은 열반의 세상에서조차

누군가에게 엷은 미소로

누군가에게 자애로운 손길 내밀며


지장보살로 웃고 계실 영원한 갈뫼의 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