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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호2021년 [추모시] 이충희 누님 / 김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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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설악문우회
댓글 0건 조회 732회 작성일 21-12-1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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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희 누님



함께 한 사십삼 년

크게 말하지 않고

화려한 몸짓도 없이

그저 은은한 향기의 백작약


강릉에서

삼척에서

가깝지만 않은 거리

웬만하면 쉴 만도 했건만

갈뫼를 만나는 날마다

거르지 않던 발길


늘 힘내라 손잡아 주고

따뜻한 밥 잘 챙겨 주던

큰 누님


마곡사 오르는 길

시인들에게 어깨 맡기고

느릿느릿 걸어가던 모습

군더더기 하나 없던

한 편의 시


사흘 뒤면 신축 설날인데

무어 그리 바쁘다고

그 먼 길 재촉하셨는가?


평생 산사 좋아하셨으니

그쯤에서 만나리

갈뫼산 깊숙한 곳

지지 않는 꽃으로

환하게 피어나시라.


(2021. 02. 09. 시인 이충희 잠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