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호수별 보기

51호2021년 [발간사] 회장 김종헌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설악문우회
댓글 0건 조회 1,688회 작성일 21-12-15 15:47

본문

설악 단풍이 늦다.

단풍만 늦은 게 아니라 삶의 시계바늘조차 느려지는 느낌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이전 세상에서 우리가 살아온 삶의 방식을 많이 변화시켰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사람들의 관계에 대한 삶의 방식에 대한 변화이다.

사람들의 관계는 만남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람들의 만남에 인원이 제한되고, 시간이 제한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공적인 만남은 제한적 조건 아래서 작아지면서 시들어 갔고, 사적인 만남은 두려움에 뒤에 숨어버렸다.


관계의 축소는 곧 사람들의 활동의 축소를 의미한다. 그 여파는 상업적인 요소에만 영향을 끼친 게 아니라, 문화와 예술 활동에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문화행사에 사전에 등재되지도 않은 ‘온텍드’, ‘언텍드’라는 용어가 등장하고, ‘하이브리드형 축제’라는 단어가 판을 휘저었다. 익숙하지 않은 ‘줌 화상회의’에 아날로그 세대인 필자는 주눅이들어 활동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오랫동안 공들여 준비했던 <갈뫼> 50주년 행사를 회원 몇 명이 모여 자축 행사로 끝내야 했고, 매월 모여 시제를 받고 엑스포광장 여기저기서 글쓰기를 하던 백일장도 30년 만에 처음으로 공모제로 전환해서 행사를 치뤄야했다. <갈뫼> 문학기행과 설악산 숲 속과 로데오 거리에서 펼치던 시화전은 아예 행사를 취소해야 했다.

이제 문화 예술 활동의 형태를 전환해야할 때가 되었음을 절실히 실감하는 2021년이었다.

그러나 그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변하지 말아야 될 것듯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갈뫼> 동인지의 지속적 발간 사업이다.


이제 <갈뫼> 동인지 51집을 어렵게 세상에 내보낸다.

그 <갈뫼>51집에는 강원도와 강원문화재단, 속초시와 속초시의회, 강남베드로 병원 윤강훈 원장님의 숨결이 들어있다. 그리고 갈뫼 동인의 어깨동무가 있다.

<갈뫼> 동인의 오늘이 있기까지 함께 한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으로 동인지 한 구넝르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