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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호2022년 [동화] 초승달바다와 모래성 / 이희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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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설악문우회
댓글 0건 조회 625회 작성일 22-12-2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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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는 꿈이지만 살다보면 현실이 된다는 것에 놀라면서 사는 것이 인생인 것 같다.

하지만 어린 시절 현실이 살다보니 꿈처럼 아름답게 변했다는 말은 듣기 힘들다.

분명 방법이 없는 건 아닐 텐데.

왜 그럴까.

오늘도 동화 속에서 그런 사람 만나보려고 그런 세상을 만나보려고 동화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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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바다와 모래성



모래성이 차-례로 허물어-지면 

아이들도 하-나 둘 집으로- 가고 

내가 만든 모래성이 사-라져-가니

산 위에는 별이 홀로 반짝거려요. 1


엄마가 가르쳐 준 노래를 부르며 모래성을 쌓습니다. 쌓으면 파도가 달려와 허물고 또 쌓으면 또 허물고,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습니다. 힘든 일을 할 때 노래 부르며 하면 훨씬 쉬워진다고 엄마가 말씀했거든요.

“인호야, 인호야.”

엄마가 초승달바닷가 언덕 위에서 부릅니다. 아직 모래성을 다 완성하 지도 못했는데 이젠 돌아가야 한다니 아쉽기만 합니다.

“인호야. 오늘은 모래성 쌓는 거 괜찮았어?”

앞마당 평상에 앉았던 엄마가 달려오며 내 볼을 살짝 꼬집습니다. 나는좀 짜증났지만 엄마 얼굴에 핀 미소를 보고 찌푸린 얼굴 표정을 폈습니 다.

“인호야, 엄마가 가르쳐 준 노래 잘 부르고 있니?”

“네.”

나는 내키지 않은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노래는 그 뜻을 곱씹으며 부르면 더 감동이 있는 거야.”

“……” 나는 묵묵히 엄마 이야기를 듣기만 했습니다.

“인호야, 엄마가 초등학교 때 얘기 하나 해 줄까?”

엄마는 내 손을 잡아 평상에 끌어다 앉힙니다. 앞으로 탁 트인 바다와 초승달바닷가가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초승달바다는 목이 좁고 몸통이 큰 항아리 같은 모양의 포구라 초승달 같다고 하여 오래전부터 초승달 바다, 초승달바닷가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모래성 쌓기에 지쳐 있는 내 모습이 불쌍해 보였는지 엄마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면서 내 앞에 찬합 2 을 내밀었습니다. 찬합을 열자 순간 내 입 안에 침이 쫙 고였습니다. 바다 냄새가 물씬 나는 미역귀가 들어 있는 게 아닙니까. 살짝 삶으면 해맑은 녹색을 띠는 꼬불꼬불한 사람 귀 모양 같은 미역귀. 하얀 종지에 담긴 붉은 고추장이 그 옆에 나란히 놓여 있었습니 다. 향긋한 바다 냄새가 콧속으로 쏙 들어왔습니다. 내가 넘 좋아하는 미역귀. 거기에 삶은 소라 살까지 곁들이면 나는 기분이 너무 좋아 뽕 가곤 합니다.

한결 기분이 좋아진 나는 귀찮을 것 같던 엄마 이야기가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엄마는 ‘내 그럴 줄 알았지.’라고 속으로 말하는지 짓궂게 입술을 쏙 내밀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아주 친한 친구가 있었거든. 해순이라는 친구야.”

엄마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나는 ‘으- 또 해순이. 해순이…’ 하며 중얼거 립니다. 또 재탕되는 엄마 이야기를 난 건성으로 들으며 슬그머니 찬합 속으로 손을 들이밀었습니다.

“잠깐. 이야기 시작도 안 했는데. 이러면 반칙이지.”

엄마는 찬합 덮개를 팍 덮습니다. 나는 찔끔하며 손을 뺍니다. 눈치 백단 우리 엄마.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내 낌새를 알았는지 정말 귀신같습니다.

“인호야. 이번에는 너도 처음 듣는 이야길 껄.”

또 무슨 이야기가 전개될지, 아니면 별 볼 일 없는 이야기가 나올지, 나는 기대 반, 실망 반, 하며 엄마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해순 아빠와 우리 아빠는 친한 친구 사이였어. 직업도 어부. 같았지.”

이 바닷가에서 어릴 때부터 같이 살았다는 엄마 친구 해순이. 그러나 지금은 소식을 모르는 채 기억 속에서만 살고 있는 엄마 친구입니다.

초승달바닷가에는 오래전부터 여남은 집들이 오순도순 살았습니다.

그때는 정말 즐겁고 재밌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봄이 되면 초승달바다는 초록빛 바다가 됩니다. 이때가 되면 초승달바 다는 물 반, 고기 반이라는 말이 실감 나게 엄청난 멸치 떼가 바글바글 모여듭니다. 멸치 떼가 파도에 쓸려 모래밭으로 올라올 때면 초승달바닷가는 온통 은빛으로 반짝반짝거립니다. 마을 사람들은 손에 손에 소쿠리를 들고 바다에 뛰어듭니다. 4학년짜리 민희(우리 엄마)도 해순이도 뛰어듭니 다. 어른 무릎 정도밖에 차지 않는 바닷물에 소쿠리를 푹 넣었다 들어 올리면 소쿠리는 금방 묵직해집니다. 팔딱거리는 멸치들의 몸부림에 소쿠 리는 들썩들썩합니다. 멸치들이 튀긴 비늘이 사방으로 날리며 사람들의 얼굴, 머리, 옷에 달라붙습니다. 모두 은빛 나라에 들어갔다 온 사람들 같습니다. 바닷가에 놔둔 큰 통에는 소쿠리에 담아 온 멸치들이 가득 채워 집니다. 민희와 해순는 멸치 비늘이 얼굴에 다닥다닥 붙은 걸 보고 서로 손가락질하며 배를 잡고 웃습니다.

퍼 올려도 퍼 올려도 끝이 없는 소쿠리 멸치잡이로 초승달바닷가의 하루는 짧기만 합니다.

저녁이면 집집마다 멸치 굽는 냄새가 뒤덮습니다. 멸치 굽는 냄새는 바람을 타고 초승달바닷가 위로 날아다닐 때는 멸치 구이 연기로 바닷가가 뿌옇게 흐릴 정도입니다. 민희네와 해순이네 식구들은 평상에 앉아 멸치를 굽습니다. 싱싱하고 담백한 구운 멸치들이 입안에 들어와선 살살 녹습 니다. 두 가족들은 마당에 빨래 널듯이 쭉 걸어 놓은 멸치 꾸러미를 흐뭇 하게 바라보며 맛있게 저녁밥을 먹습니다. 아빠끼리는 먼바다 고기 잡던 이야기. 엄마끼리는 미역 따던 이야기. 해순이와 민희는 학교 이야기를 하며 이야기꽃을 피우면 초승달바닷가 밤은 금방 깊어집니다.

여름이 되면 초승달바다는 엷은 보라색으로 변합니다. 이때가 되면 초승달바닷가는 물새들이 노래하는 콘서트장이 되고 바다 밑 모래밭은 민들조개 3 들의 세상이 됩니다.

멸치를 잡던 마을 사람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민들조개를 잡으러 다시 바다에 뛰어듭니다. 봄 멸치를 담았던 소쿠리엔 이제 민들조개가 담겨지기 시작합니다.

사람을 각자 자기 허리에 맞는 물 깊이에서 조개를 잡습니다. 두 발로 이리저리 바다 속을 헤저어가다가 발에 조개가 걸리면 발가락 사이에 낍니다. 민들조개는 타원형에 납작하여 발가락 사이에 끼면 잘 빠지지 않습 니다. 발가락에 낀 민들조개는 발을 들어 올려 손으로 잽싸게 잡아 소쿠 리에 넣습니다. 민들조개에게는 사람의 발가락이 가장 무서울 겁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조개 잡는 사람들 모두가 바다에서 춤을 추는 것처럼 보입니다. 발을 헤쳐 나갈 때는 스텝 춤. 모래 속에 숨은 조개를 파헤칠 때는 폴카 춤. 발가락 잡힌 조개를 냉큼 잡을 때는 발레 춤. 그 밖에도 조개들의 크기나 모래에 파묻힌 상황에 따라 사람들 동작들이 다 달라집 니다.

민희와 해순이는 조개 잡는 일은 일찌감치 그만두고 모래성에 엎드려 시시각각 달라지는 엄마들의 춤을 보며 배꼽을 잡습니다. 어떤 때는 가다가 갑자기 스톱하며 물속을 향해 두리번두리번하거나 바라보기도 하고.

어떤 땐 모래 깊이 숨어든 조개를 끝까지 파헤치려고 온몸을 몸부림치듯 하는 행동은 정말 웃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입니다. 민희와 해순이는 깔깔깔 웃다가 멈추고 또 깔깔깔 웃다가 멈추고 하면서 엄마들의 조개잡이를 구경합니다. “아니고 배야, 아이고 배야.” 나중에는 데굴데굴 구릅니 다. 얼마 후, 고무 대야에 민들조개를 가득 담아 머리에 이고 엄마들은 바다에서 나옵니다. 민희 엄마와 해순 엄마는 아까부터 깔깔대던 민희와 해순이를 보고 살짝 눈을 흘깁니다. 하지만 금방 엄마들도 활짝 웃습니다.

늘 그런 일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그러려니 합니다. 그런데 제일 많이 몸짓으로 웃긴 사람이 조개도 제일 많이 잡아 온다는 사실을 그땐 몰랐습 니다.

민들조개를 잡아 온 날은 국수 파티가 열립니다. 민희네 마당 평상은 식당으로 변합니다. 조개 삶은 국물에 국수를 말고, 탱탱한 민들조개 살을 넣고 파 송송, 양파 송송, 고추 호박 쓱쓱, 오이 나물 쓱쓱 썰어 넣으면 정말 기가 막힙니다. 두 집은 국수 파티하는 그날이 바로 배 터지는 날입 니다. 함지만 한 큰 배를 쓰다듬으며 어쩔 수 없어 뒤로 몸을 젖히는 모습을 보고 서로 낄낄대며 웃습니다. 그 시간 초승달 바닷가 위로는 마을에서 풍기는 민들조개 삶은 냄새가 뭉실뭉실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가을바람이 초승달바닷가에 불기 시작하면 두 집 아빠들은 먼 바다로 나갑니다. 여름에 가까이 온 오징어가 사라지면 아빠들은 먼바다로 오징어를 찾아 떠납니다. 며칠씩 집에 오지 않을 때면 민희와 해순이는 초승 달바닷가 모래성에 앉아 아빠들이 무사히 돌아오길 기도합니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하늘은 더 파래지고 바다 색깔도 남빛으로 물듭니 다. 모래성에 닿는 파도도 한결 높아져 갑니다. 민희와 해순이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높아지는 파도를 대비해 모래성도 더 높이 쌓습니다.

가을바람이 살랑살랑 바닷가를 휘젓고 지나가면 갈매기들이 하얀 날갯짓을 하며 요란하게 웁니다. 작고 통통 튀는 앙증맞은 물새들도 덩달아 종종걸음을 하고 모래성 주위에 서성거립니다.

“새들아. 우리 아빠 어디쯤 오시니? 무사히 돌아오시게 노래 같이 불러 줄래?”

갈매기 울음소리. 작은 물새들의 앙증맞은 소리. 그리고 파도 소리… 해가 넘어가는 초승달바닷가는 불그스름하게 물듭니다. 민희와 해순이의 노랫소리가 바닷가에 흐릅니다.


밀려오는 물-결에 자취도- 없이 

모래성이 하-나 둘 허물어-지고

파-도가 어두움을 실-어 올-때에 

마을에는 호롱불이 곱-게 켜져-요 4


초승달바닷가에 겨울눈이 내렸습니다. 하얀 눈가루가 온종일 초승달 바닷가에 쏟아집니다. 눈에 묻혀버린 모래성이 자취를 감춥니다. 민희와 해순이는 눈이 그치면 모래성 있던 자리를 찾아 그 위에 눈뭉치를 크게 만들어 올려놓습니다. 모래성은 다시 눈 모래성으로 오뚝하니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겨울 바다는 유난히 맑게 보입니다. 검푸른 바다에 하얀 거품을 물고 달려오는 겨울 파도는 마치 초원을 달리는 백마가 말갈기를 날리며 달려 오는 것 같습니다.

민희와 해순이는 오늘도 눈 모래성 안에 들어가 겨울 바다를 바라봅니 다. 쉴 새 없이 밀려오는 하얀 파도에 먼 먼 바다에 나간 아빠들의 소식을 가져다주었으면 하고 맘으로 빌었습니다. 겨울 바다는 험하고 사납습니 다. 그래서 아빠들이 무사히 돌아오길 더더욱 간절히 기다립니다.

어느 날 아침.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해순 아빠가 탄 배가 실종되 었다는 소식입니다. 해순 아빠가 나간 바다 해역에 갑작스런 돌풍으로 높은 파도가 바다를 뒤흔들었다고 합니다. 민희 아빠 배는 서둘러 항구로 돌아왔는데 해순 아빠가 탄 배는 조금 더 멀리 나갔기 때문에 돌풍을 피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선장인 해순 아빠는 성난 파도와 싸우며 항구로 향했지만 사정없이 눈보라가 휘몰아친 겨울 바다에서 방향을 잃고 말았을 거라는 소식이었습니다.

항구에 먼저 도착한 민희 아빠가 해양경찰에 달려가 구조신청을 했으나 이미 겨울 폭풍이 앞바다까지 온 상태라 구조선이 바다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는 대답만 듣고 왔습니다. 그리고 모든 일은 발만 동동 구르는 시간 속으로 흘러가 버렸습니다.

민희는 겨울 내내 울고불고하는 해순이 옆에 있었고, 민희 엄마도 기진 맥진한 해순이 엄마 옆에 있었습니다. 그해 겨울 민희와 해순이는 한 번도 모래성에 나가지 못했습니다. 슬픔이 겨울 내내 초승달바닷마을을 덮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겨울 방학이 다 끝나 가는데도 해순 아빠 배는 소식이 없었습니다. 그러더니 개학 하루 전날. 경찰이 해순이네 집에 찾아왔습니다. 해순 아빠배의 잔해가 먼바다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아직 알 수 없다는 말도 전했습니다. 해순이네 집에서는 다시 큰울음소리 터져 나왔습니다. 그 울음소리는 한동안 초승달바닷가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힘든 해순이 옆에서 민희는 말동무가 되고 같이 울어 주었습니다. 모래 성에 앉아서 하염없이 모래성 노래를 부르며 눈물 흘릴 때 민희도 해순이와 똑같이 했습니다. 민희는 넋 놓고 앉은 해순이를 위해 허물어지는 모래성을 혼자서 쌓고 또 쌓았습니다.

겨울이 가고 봄 멸치가 몰려오고, 여름 민들조개를 잡을 때, 민희는 일부러 해순이를 데리고 도시에 사는 친척 집에 놀러 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늘 모래성 앞에 가서 멍하니 바다를 쳐다보는 해순이의 기다림을 보고 민희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절망감에 흐느껴 울기도 했습니다.

민희, 해순이가 6학년이 되던 어느 봄날. 멸치 떼가 몰려온다는 소문이 돌던 그날. 해순이네는 초승달바닷가 마을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 누구도 해순이네가 간 곳을 알지 못했습니다. 해순이가 풀지 못하고 간 슬픔이 그대로 남은 초승달바닷가는 왠지 전처럼 즐거움을 다시 찾기 힘들 었습니다.

그 후 어찌 된 일인지 초승달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기 시작했습니 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집. 바로 민희네 집이었고 지금까지 초승달바닷가 유일한 집입니다. 그 사이 민희는 어른이 되어 도시에 나갔다가 다시 고향 초승달바닷가로 돌아왔습니다. 민희는 이 바닷가 마을에서 시집을 가고 인호를 낳았습니다. 초승달바닷가 하나밖에 없는 집은 아빠, 엄마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었고 딸이 엄마가 되었습니다. 그 딸이 손자를 낳았는데 손자도 내년이면 중학생이 됩니다. 세월은 초승달바닷가에도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인호 엄마는 인호에게 그런 많은 시간들이 갔지만 결코 의미 없이 지나간 시간은 아니라는 걸 늘 말하고 싶어 했습니다.

나는 모래성 안에서 늘 하던 대로 비스듬히 앉아 바다를 바라봅니다.

어제 엄마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들이 아직까지 마음에 여운이 남아 쓸쓸 합니다.

이젠 아줌마가 되었을지도 모를 엄마 친구, 그분. 어디서 어떻게 지내 실까. 아직 아빠를 만나지 못했을까. 아니 만날 수도 있겠지. 아니야, 만났 다면 여기로 다시 돌아왔을 텐데 그렇지 않은 걸 보면… 궁금하기도 했지만 나쁜 결과에 대해선 더 생각하기 싫습니다.

수평선 가까이에 점점이 떠 있는 고깃배들은 낮잠을 자는지 꼼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평선으로부터 오던 너울은 모르는 사이에 다가와 초승달바다 잔물결이 됩니다. 하얀 파도 거품을 앞세우고 싸아-싸아- 하고 다가오는 소리는 언뜻 들으면 불규칙한 소리 같지만 오래 들으면 일정한 형태를 가진 소리인 걸 아는 사람은 압니다.

까무룩 졸음이라도 오면 샤아-싸아- 속에는 바다 소리, 새 소리, 사람 소리, 자장가 소리가 다 들어 있는 걸 느낍니다. 그 소리들은 날마다 다르고 날씨에 따라 달라집니다. 내가 기분 좋아도 달라지고 나빠도 달라집니 다. 엉뚱한 생각이 들 때도 달라지고 짜증 날 때도 달라집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소리 속에는 나와 관련된 이야기가 무궁무진하게 담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사실 엄마에게 들은 이야기가 가장 많이 들려왔습니다. 그건 엄마가 그만큼 나에게 많은 말을 해주었기 때문에 그리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인호야. 지금 모래성 안이니? 허허, 어쩜 이 할아비 닮았니. 나도 어릴때 아주 모래성에서 살다시피 했어. 지금도 통통배 소리 들리니? 내 손이안 가면 배가 갈 수가 없지. 통통통 통통통 경쾌한 소리. 그 소리가 나야 배가 잘 나가는 거야. 기억해 둬. 통통통 통통배.”

고깃배 기관장이셨던 외할아버지. 나와 한 번도 만난 적 없지만 언제나 엄마의 이야기 속에 생생하게 살아계신 분입니다.

“인호야. 너 미역귀 좋아한다며? 역시 내 손자 맞구나. 이 할미도 얼마나 미역귀를 좋아했는지 몰라. 하지만 좋아했다기보다 많이 캤지. 그거로 우리 식구 먹고살았어. 내 미역귀 사람들이 참 좋아했지. 값도 좋았고. 우리 집 평상은 사람 아닌 미역귀가 늘 차지했지, 내 손주야. 미역귀 먹을 때이 할미 잊지 마.”

민들조개를 잡을 때 잴 춤을 요란하게 쳤다는 할머니. 내가 철들기 전에 세상 저 너머로 가셔서 넘보고 싶은 분입니다.

“인호야. 날 기억이나 하니? 난 해순이 아빠야. 너희 할아버지와 아주 친한 단짝이었지. 난 아직도 먼 바다로 여행 중이야. 꿈나라 바다라고 하더라. 매일 꿈나라 바다에서 편지 띄워. 해순이가 꿈나라에서 편지를 받았을까. 답장이 없네. 하지만 우리 식구. 언젠가는 만날 것을 나는 믿어.”

선장님으로 유명했던 해순 아빠. 봄 멸치를 동네에서 제일 많이 잡는 솜씨 좋은 해순 아빠. 꼭 해순이랑 만났길 믿고 싶습니다.

“인호야. 해순이 엄마야. 너 할미하고 단짝이지. 내가 조개국수 한 번삶으면 우린 배가 남산만큼 커지곤 했어. 내 솜씨가 제일이라고 칭찬 많이 받았지. 아이 쑥스럽다얘. 너도 민들조개 국수를 먹어봤다고? 당연하 지. 그 국수를 먹지 않으면 초승달바닷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지.”

해순 아빠를 잃고 정신 줄을 놓고 살던 해순 엄마. 꼭 해순 아빠를 만나야 하는데… 나는 중얼거렸습니다.

“인호야. 미래의 내 아들. 난 노래를 잘해 뽑혀 다녔어. 그러다 큰 도시에 가 내 솜씨를 뽐냈지. 하지만 아빠가 돌아가셔서 엄마 혼자 있는 초승 달바닷가로 되돌아왔단다. 도시에서 만난 너희 아빠를 설득해 여기로 왔지. 네 아빠랑 엄마랑 너무 사랑하는 거 너 알지? 잉? 샘난다고? 너 정말.

네가 어떻게 태어났는데. 엄마 아빠가 넘 사랑했기 때문에 그 사랑의 열매로 네가 태어난 거야. 명심해. 음. 그러니까 넌 사랑 받아 태어난 사람이 야. 최고로 귀한 내 아들. 사랑해.”

귀가 쨍쨍 아프고 재방송 대장인 엄마의 목소리는 늘 들어도 싫지 않습 니다.

“인호야. 우린 만난 적 없지만 난 널 알아. 왜냐하면 너희 엄마가 늘 내이야기하는 걸 알거든. 이야기를 매일 한다는 건 늘 기억하고 있다는 증거지. 그러니 내가 널 모를 수 있니? 난 아직도 어느 바닷가에 살아. 거기서 우리 아빠 소식을 기다려. 언젠가는 꼭 만나리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았어. 내 걱정은 말아. 그리움으로 산다는 건 희망을 잃지 않았다는 증거 야. 그래서 난 오늘도 그 힘으로 잘 살아. 너희 엄마 넘 보고 싶다. 잘 있어.”

꿈나라 바다에 나가면 아빠 소식을 들을 수 있을 텐데. 나는 너무 안타 까웠습니다. 그래 언젠가는 알겠지. 엄마 친구는 절대로 쓰러지지 않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언젠가는 우리 엄마랑도 반갑게 만날 거야. 과거의 해순아.

“인호야. 내 미래의 아들. 네 아빠다. 노래하는 민희 씨에 반해 바닷가 마을까지 쫒아온 사나이야. 내가 여기 안 왔다면 우리 아이가 될 인호가 초승달바닷가에서 모래성을 쌓고 놀 수 있을까. 내 일생 가장 잘 선택한 일이지. 앞으로 태어날 우리 사랑의 열매. 미리 사랑해라고 말하고 싶어.”

공대생으로 공부하다 엄마 따라 모든 걸 버리고 초승달바닷가에 와서배 한 척을 사 기관장이 된 우리 아빠. 오늘도 행복한 사람입니다.


“인호야. 인호야~” 엄마 목소리가 들립니다. 나는 번뜩 정신이 들어 머리를 들어 언덕 위를 바라봅니다. 두 팔을 좌우로 높이 흔드는 엄마 모습이 보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러는 사이 샤아-샤아- 바다소리가 서서히 사라집니다.

밤입니다. 잠이 오지 않아 창문을 엽니다. 눈썹달이 하늘에 달랑 떠 있습니다. 빛이 거의 없는 눈썹달 모습이 초승달바다에 희미하게 박힙니다.

하지만 그 어둠 속에서도 바닷가는 하얀 초승달 모습을 보였습니다.

나는 밖으로 나와 평상에 누웠습니다. 눈썹달 주위에 유난히 반짝이는몇 개의 별이 눈에 들어옵니다. 하나 둘 셋… 별을 셉니다.

갑자기 꾸르르릉 소리가 납니다. 나는 잠시 귀를 쫑긋합니다. 그리고 무심코 바다를 보았습니다. 난데없는 보름달이 환하게 비추는 바다입니 다. 달빛에 번들거리던 바다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검은 파도가 되어 높이 솟아오르고 있었습니다. 해일처럼 바다 전체가 울렁대고 있었습니다.

악 - 나는 소리를 지르고 말았습니다. 검은 파도가 갑자기 두루뭉술한 괴물 모습으로 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악 - 난 두 번째 소리를 질렀습니다. 모래성에 내가 앉아 있었기 때문 입니다. 언제 내가 여기에. 나는 너무 놀라 숨이 턱 막혔습니다. 괴물로 변한 파도 하나가 나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괴물파도는 나를 향해 오기 시작합니다. 초승달바다를 건너 점점 더 커지는 괴물. 나는 공포감에 눈이 뒤집힐 것만 같습니다.

아아악-, 나는 세 번째 소리를 질렀습니다. 괴물파도 물결 사이에 무슨 물체가 떠 있는 것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나는 두 눈을 비볐습니다. 도무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이제까지 나는 바다 위로 떠다니는 많은 물건들을 보았습니다. 빙산 조각처럼 하얀 부표, 기다랗고 우람한 통나무, 머리채 같은 검은 기름띠, 바다를 온통 메운 해초 더미, 등이 보일까 말까 하며 지나가던 돌고래 무리. 그러나 저런 괴물파도는 본 적이 없었습니다.

으으으윽. 극도의 공포감은 목소리까지 닫고 말았습니다. 괴물파도에떠 있는 물체는 바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은 괴물파도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고 있었습니다.

나는 빨리 이 사실을 아빠에게 알려야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래성 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아 그런데 뒤에서 누가 나를 잡아당깁니다. 나는 깜짝 놀라 숨이 턱 멈췄습니다. 다시 일어났습니다. 여전히 누가 나를 끌어당겨 앉혔습니다. 나는 기절할 것만 같았습니다. 괴물파도는 이제 몇발자국 앞까지 다가왔습니다. 괴물파도는 자체 소용돌이로 이제 바다 위로 붕 뜨기 시작합니다. ‘파파파파 파파악’ 요란한 소리와 함께 악취가 풍겨오고 있었습니다. 곧 모래성까지 집어삼킬 태세입니다. 그순간 화다닥 하는 소리와 함께 누가 튀어 나갔습니다. 분명 나보다 큰 여자아이. 아니 어떤 누나였습니다. 그 누나는 고래고래 악쓰는 소리를 지르며 괴물바다로 달려들었습니다. 이 엄청난 광경에 나는 정신이 빙글빙글 돌면서 꼭기절할 것 같았습니다.

“아빠, 아빠~~” 악을 쓰고 소리 지르던 그 누나 입에서 ‘아빠’ 소리가 튀어 나왔습니다.

괴물파도가 둥실 떠 와서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누나를 덮칠 기세입니다.

순간 내 머릿속에 찡하고 떠오르는 게 있었습니다. 해순이. 맞습니다. 해순이었습니다.

“해순이 누나. 누나. 아니 해순이 아줌마 아줌마. 어서 피해요. 도망가 요!”

내 목소리는 더 이상 괴물파도 소리에 묻혀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기어코 괴물파도는 해순이를 덮쳤고 곧이어 모래성까지 와서 나를 훌쩍 들어 올렸습니다.


아아아악~ 나는 공포에 울부짖었습니다. 갑자기 눈앞이 환해지더니 왕방울만큼 커진 눈을 한 아빠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아빠 살려 줘. 살려 줘.” 나는 미친 사람처럼 외쳤습니다.

“인호야, 인호야. 정신 차려. 나쁜 꿈꿨나 봐. 평상에서 잠을 자면 어떡 하니.”

아빠는 나를 번쩍 들고 방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땀에 젖은 이마를 엄마가 닦으며 걱정스럽게 내려보고 있었습니다. 엄마의 두 눈동자 속에 서린 걱정의 빛이 내 몸을 스르르 풀리게 했습니다. 엄마는 나를 포근히 안아주었습니다.

아침이 되었습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모래성으로 달려갔 습니다. 모래성은 그대로 있었습니다. 밤새 톡토기 5 들이 여기저기 구멍을 뚫어 놓고 미로 놀이를 재미있게 하다 간 흔적 외에는 말짱했습니다.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검은 파도, 괴물파도 따위는 온데간데없고 잔잔한 해돋이 아침 바다는 주황색으로 물결치고 있었습니다.

꿈을 꾸고 난 후. 언제부터인가 나는 모래성에서 앉아 있으면 세 가지 생각이 자주 떠오릅니다.

첫째는 모두가 다 다르다. 라는 것입니다. 파도도 새도 바람도 다 내가 생각하는 데 따라 크기도 소리도 느낌도 내용도 달라진다는 사실 말입니 다.

두 번째는 바닷가에 있는 모든 것이 소중하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습니 다. 물고기, 조개, 게, 갈매기, 물새, 하얀 모래, 거품 파도, 해초. 비록 땅속 에서 사는 보잘것없는 톡토기의 생명 하나부터 심지어 조개껍데기까지.

내 생각이 다 들어 있고 그래서 나와 말도 통한다는 사실입니다.

세 번째는 까맣게 잊었던 일들이 잘 떠오른다는 것입니다. 지나간 일이 라도 내 맘에 걸리는 일이라면 늘 찾아온다는 사실입니다. 잘한 일이면 잘한 대로, 후회되는 일은 후회되는 대로 기쁜 일은 기쁜 대로. 슬픈 일은 슬픈 대로 언제나 모습을 바꾸지 않고 다가온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우리 할아버지의 그 위의 또 그 위에 할아버지 때부터 살았던 초승달바닷가 이야기들이 초승달바닷가 모래 속에 묻혀 있고 바닷속에 가라앉고 바람 속에 날아다니고 구름 속에도 하늘까지도 수많은 이야기들이 초승달바닷가를 에워싸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나는 또 졸음이 솔솔 옵니다. 음냐 음냐 음~냐.

‘모래성에서 자면 절대 안 돼.’ 쨍하는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나는 벌떡 일어나 두리번거립 니다. 한 차례 파도가 쏴아쏴아 하고 칩니다. 물기 묻은 바닷바람이 내 머리카락을 날립니다.

‘음. 이제 높은 파도가 시작되려 하는구나.’ 나는 어느 정도 바다의 변화를 압니다. 늦은 오후엔 바다에서 육지로 바람이 불고 파도도 커진다는 사실. 새들이 우르르 먼 산으로 날아가면큰 파도가 온다는 걸 압니다. 하늘에 아침노을이 짙으면 날씨가 나빠진다는 것도 압니다. 아무리 잘 쌓고 견고한 모래성도 결국 버티지 못하는 파도를 만나게 된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모래성이 무너지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다시 모래성을 만들 수 있는 용기와 인내심이 내게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어릴 때 모래성이 무너지면 호들갑 떨고 난리를 피웠지만 이젠 폭풍 바다가 와도 지나가기를 조용히 기다릴 줄 압니다. 폭풍 바다가 휩쓸고 간 바닷가는 새로운 생명들이 다시 활발하게 움직입니다. 물론 모래성도 보란 듯이 더 높게 더 든든하게 더 멋있게 쌓을 수 있습니다.

“야, 너 누구야.”

오늘도 모래성에 비스듬히 누워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는데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처음엔 파도 소리를 잘못 들은줄 알았습니다.

“야, 너 귀먹었어?”

금방 탁하고 억센 고함 소리가 들려옵니다. 나는 깜짝 놀라 일어났습니 다. 웬 아저씨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머리에 쓴 헬멧이 햇빛에 번쩍거렸습니다.

“저요? 저 인혼데요. 박인호.”

“누가 이름 물어봤어?”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그 아저씨가 초승달마을에 등장한 그날 이후, 엄청난 일이 닥쳐왔습니다.

추석 달이 훤하게 바닷가를 비췄습니다. 나는 아빠, 엄마와 평상에 앉아 해처럼 밝고 둥근 추석 달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인호야. 추석 달 잘 봐둬라.”

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빠를 바라보았습니다.

“저 추석 달이 여기서 보는 마지막 달이야.”

아빠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서렸습니다. 아빠가 말을 시작했지만 마무리는 엄마가 했습니다.

“우리 이 초승달바닷가를 떠나야 해.”

엄마 말은 이제 초승달바닷가는 관광지가 된다고 합니다. 차세대 유명 관광지로 최고의 평가를 받아 큰 회사에서 개발계획을 세웠는데 나라에서 허락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우린 어디서 살아?”

대뜸 이 말이 내 입에서 튀어나와 나도 놀랐습니다.

“글쎄 어디로 가서 살지는 아직 몰라.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이 바닷가를 떠나야 한다는 거야.”

엄마의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말끝이 떨렸습니다. 잘 우는 우리 엄마 분명 속으로 우는 게 틀림없습니다.

추석 명절이 끝나자 갑자기 바닷가는 요란한 소리로 뒤덮였습니다. 큰폭풍우가 올 때의 소리가 아닙니다. 여기저기 쁘르릉 쁘르릉 불도저가 왔다 갔다 하고 쿵광쿵광 굴삭기가 땅속을 헤집고 꾸르릉 쿵탕 포크레인이 사방을 파헤쳤습니다. 땅이 흔들리도록 거대한 쇠파이프가 푹푹 들어가고 해당화가 쭉 피어 있던 우리 집 뒤편으로는 펜스가 쳐졌습니다. 헬멧을 쓴 아저씨들이 수도 없이 쏟아져 들어오고 하루를 자고 나면 여기저기 처음 보는 엄청난 크기의 건물들이 쑥쑥 하늘로 뻗쳐 올라갔습니다. 초승 달바다는 아예 물자를 실은 배들로 완전 뒤덮였습니다. 하얗게 빛나던 초승달바닷가는 여기저기 검정 기름때로 얼룩졌습니다. 물론 모래성도 파도가 아닌 수많은 사람들 발자국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낼이면 초승달바닷가를 떠납니다. 우리 세 식구는 마지막으로 바닷가를 거닐었습니다. 조개껍질도 줍고 없어진 그 자리에 모래성도 높이 쌓았 습니다. 우리는 모래성 앞에 한참 서 있었습니다. 아빠는 이 바닷가에 딱한 채밖에 없는 우리 집을 향해 서 있었고, 엄마는 먼 수평선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나는 모래성을 바라보았습니다. 우리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살았던 초승달바닷가. 우리 엄마, 아빠가 살았던 초승달바닷 가. 그리고 내가 살았던 초승달바닷가. 이젠 이별입니다. 그런데 너무 많은 걸 놔두고 갑니다. 아쉬움이 가슴에 벅차 자꾸 울먹여집니다. 나는 마지막으로 모래성 위에 하얗고 보드라운 모래를 골고루 뿌렸습니다.

‘모래성아, 잘 있어. 날 잊지 마. 나도 널 절대 잊지 않을게.’ 나는 목이 메어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한참 만에 떨어 지지 않는 발걸음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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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 내용 

1. 동요 모래성 1절 : 박홍근 작사. 권길상 작곡 

2. 찬합 : 밥이나 반찬 등을 담는 그릇 

3. 민들조개 : 바다의 모래에 살며, 주로 동해안에서 볼 수 있는 식용 조개이다 

4. 동요 모래성 2절 : 박홍근 작사. 권길상 작곡 

5. 톡토기 : 바닷가에 사는 작은 갑각류로 벼룩처럼 뛰어다니는 바다 벌레. 해변 톡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