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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호2003년 [시-최숙자]새로 고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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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갈뫼
댓글 0건 조회 2,405회 작성일 05-03-2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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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센 가장을 두고도
울 어머니는 마음에 안들면
굴뚝도 쑥 빼어 다시 세우고

툭하면 불 안 들인다고
구들장도 덜렁 들어내고
방고래 구석구석
시원하게 훑어내고는 하셨는데

나는
걸핏하면 병원에 들어와
생살을 찢고 꿰매고 또 기우고

삐뚤삐뚤
잘못 살아진 날들에 대해
수없이 뜯어 고쳐 보지만
아직도 불 안 드는 내 마음의 아궁이

어머니가 불 피운
밥내 나는 부뚜막에 앉아
고추장에 밥 비벼 먹으며
숟가락질부터 다시 배우는
마냥 어린 날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