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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호2002년 [시-최월순\] 부석사, 그리운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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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69회 작성일 05-03-27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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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 그리운 내 사랑
- 신경숙의「부석사」를 읽고 -



Ⅰ. 남자의 기억


어두운 골목길을 돌아
무수히 많은 별과 바람을 만나고
용유도 을왕리 바닷가
성큼성큼 걸어가는 거인의
뒷모습처럼
세월이 넘어가는 모습도
함께 보았다 그때까지도
그대에게 나는
유일한 존재인줄 알았다
세상을 향해 찬란하게 빛나는
바다 위의 길을 걸어
뜨거워지는 몸으로 기쁘게
그대에게 간다
그러나 어둠 속에서
쉽게 대체되는
내 사랑
지척에 두고도
결코
다다를 수 없는
부석사,
그리운 사랑이여.



Ⅱ. 여자의 기억


세상이 고단하다해도
우리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아무도 닿지 않는
깊은 계곡 열목어
같은 종족인줄 알았다
온 하늘 가득하던
아카시아 향기
네 머리카락을 휘감고
달콤한 꽃잎 같던 네 입술
세상의 가지런한 것들을
훼방놓고 싶은 건
네 꽃잎 같던 입술 때문이다
모든 것 다 버리고 순간으로
타오르고 싶던 광기가
지난 후 아직도 남아있는
미움
지척에 두고도
결코
다다를 수 없는
부석사,
그리운 사랑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