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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나에서


핀란드산 원목과
토종 인진쑥 향내가 어우러진
닫혀진 공간
한 바구니 참숯이 뜨겁다.

뒤집어야만
제 구실을 하는
모래시계는
불어난 허리 살만큼
흘러내리고

몸 속 깊은 곳
어딘가에 숨어있다
송글송글 밀려나오는 부끄러움들

그래 더러운 것도 걸러지면
더러는 맑아지는구나

쏟아지는 폭포수에
굳은 어깨를 맡기며
가벼워지는 만큼
세상을 더럽히는
무기력한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