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호2002년 [시-김종헌] 때론 무정차가 아니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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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무정차가 아니어도 좋다
무정차가 아닌 버스를 탔다.
발뿌리 파고드는
시퍼런 강물 길어 올려
물오른 잎새들로
일어서는 산비알에
눈도
마음도 맡겨둔 채
졸다
깨다
읍내 터미널마다 차는 걸음을 멈추고
삶은 계란
조심조심 껍질 까는 할머니의
무딘 손톱 끝에서
묻어나는 나른한 여유와
공중변소 안
지린내로
살짝 찌푸려진 눈썹 끝에
살아나는 아주 오래된 풍경
때론
내삶도
오늘처럼 무정차가 아니어도 좋을 것 같다.
무정차가 아닌 버스를 탔다.
발뿌리 파고드는
시퍼런 강물 길어 올려
물오른 잎새들로
일어서는 산비알에
눈도
마음도 맡겨둔 채
졸다
깨다
읍내 터미널마다 차는 걸음을 멈추고
삶은 계란
조심조심 껍질 까는 할머니의
무딘 손톱 끝에서
묻어나는 나른한 여유와
공중변소 안
지린내로
살짝 찌푸려진 눈썹 끝에
살아나는 아주 오래된 풍경
때론
내삶도
오늘처럼 무정차가 아니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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