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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호2002년 [시-권정남] 어떤 수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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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55회 작성일 05-03-27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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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수배자


눈썹 짙은 사나이가
영동선열차 안에서 봄 강산 내다 보고있다.
사람들이 수근거리며 쏘아대는 주파수에
몸 움추리며 긴장의 촉수 바짝 세우고있다
비닐 봉지에서 동전을 꺼내서 세다가
다시 세상과 연결 고리 맺으려는 듯
누런 명함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잘못 들어선 인생의 벼랑길에서
속죄하듯 고독한 과거 속으로 들어가
까만 손톱밑 쉴새없이 염주 알 굴리고 있다
훤칠한 키에 잘 생긴 어떤 사나이가
흔들리는 눈동자 그 너머
산 벚꽃 환한 차 창을 내다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