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호2002년 [시-권정남] 밤(夜), 청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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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夜), 청초호
청초호 한 가운데서
누가 살풀이춤 춘다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호수 위를 둥둥 걸어가다가
은빛 날개옷 되어 떠내려가더니
함경도 앞 바다 그리워
버선발로 물위를 건너뛰다가
흰 수건 던져놓고 쓰러지다가
아름다운 목 뒤로 꺾으며
별을 움켜잡다가
푸른 밤
물위에서 누가 살풀이춤 춘다.
두고 떠나 온 눈동자를 위하여
안개 숲을 가로지르다가
흰 꽃등 되어 미끄러지다가
도시 불빛 양손에 들고
이승과 저승
남과 북을
버선발로 건너뛰고 있다
청초호 한 가운데서
누가 살풀이춤 춘다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호수 위를 둥둥 걸어가다가
은빛 날개옷 되어 떠내려가더니
함경도 앞 바다 그리워
버선발로 물위를 건너뛰다가
흰 수건 던져놓고 쓰러지다가
아름다운 목 뒤로 꺾으며
별을 움켜잡다가
푸른 밤
물위에서 누가 살풀이춤 춘다.
두고 떠나 온 눈동자를 위하여
안개 숲을 가로지르다가
흰 꽃등 되어 미끄러지다가
도시 불빛 양손에 들고
이승과 저승
남과 북을
버선발로 건너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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