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호2002년 [시-권정남] 비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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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을 꿈꾸며
재활용 폐기장에서
하늘을 이고 있는 튼실한 널빤지를 만났다
어릴 적 널 뛰던 생각이 났다
심호흡하고 무릎에 힘주면
스프링처럼 튀어 올라 하늘에 닿을 듯
별이 되고 싶으면 별이 되었고
새가 되고 싶으면 새 되어
치마와 머리카락이 새처럼 날았다
다시 한 번 발바닥을 세차게 구르면
무지개 되어 구름 위에 걸쳐 졌고
공중에 꽃잎 되어
흔들리며 내려올 땐
세상이 온통 눈 아래였었다
세월이 흘러
세상의 널 위에서
발바닥을 세차게 굴러본다
나를 얽매고 있는 이 땅의 모든 것들
나는 별이 되지도, 새가 되지도 않는다
내가 나를 벗어나려고 하면
미세한 것들에게까지 내 몸이 묶여서
꼼짝 할 수 없지만
매일 비상을 꿈꾸며
나는 세상 위에서 널뛰기를 한다
재활용 폐기장에서
하늘을 이고 있는 튼실한 널빤지를 만났다
어릴 적 널 뛰던 생각이 났다
심호흡하고 무릎에 힘주면
스프링처럼 튀어 올라 하늘에 닿을 듯
별이 되고 싶으면 별이 되었고
새가 되고 싶으면 새 되어
치마와 머리카락이 새처럼 날았다
다시 한 번 발바닥을 세차게 구르면
무지개 되어 구름 위에 걸쳐 졌고
공중에 꽃잎 되어
흔들리며 내려올 땐
세상이 온통 눈 아래였었다
세월이 흘러
세상의 널 위에서
발바닥을 세차게 굴러본다
나를 얽매고 있는 이 땅의 모든 것들
나는 별이 되지도, 새가 되지도 않는다
내가 나를 벗어나려고 하면
미세한 것들에게까지 내 몸이 묶여서
꼼짝 할 수 없지만
매일 비상을 꿈꾸며
나는 세상 위에서 널뛰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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