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호2003년 [시-김향숙]나무의자 한 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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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벚나무 아래
나무의자 하나를 내어놓았다
시집(詩集)을 덮어두고 차를 끓이러 들어온 창문 너머
쓸쓸해 보이는 나무의자의 풍경
그래, 예전엔 너도 나무였구나
성장 멈춘 관절마다 쐐기 옥 다물어
잎눈 틔우던 수액의 향을
힘겹게 잊어냈을 마른 옹이들
맨발로 듣는 벚나무 숨소리
직선의 어깨 위로
눈길 없이 바람은 지나 먼 숲에 다다르고
김 서린 창문 너머 오래된 벚나무 아래
손길 익은 한 사람의 체온과 무게를 감내하는 기다림
그리워 할 일 하나로 저기 서 있다.
아름다운 나무의자 한 그루
나무의자 하나를 내어놓았다
시집(詩集)을 덮어두고 차를 끓이러 들어온 창문 너머
쓸쓸해 보이는 나무의자의 풍경
그래, 예전엔 너도 나무였구나
성장 멈춘 관절마다 쐐기 옥 다물어
잎눈 틔우던 수액의 향을
힘겹게 잊어냈을 마른 옹이들
맨발로 듣는 벚나무 숨소리
직선의 어깨 위로
눈길 없이 바람은 지나 먼 숲에 다다르고
김 서린 창문 너머 오래된 벚나무 아래
손길 익은 한 사람의 체온과 무게를 감내하는 기다림
그리워 할 일 하나로 저기 서 있다.
아름다운 나무의자 한 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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