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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호2003년 [시-김향숙]소나무 방풍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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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갈뫼
댓글 0건 조회 2,582회 작성일 05-03-2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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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짠 눈물로
팔 벌려 선 숲이 있다
서슬 푸른 해풍을 감아 안는 고단함에도
돌아서 허리 편 적 없는
숲 너머 들녘 채마밭이 푸르다

수평선의 뱃불들이
숲 허리에 걸려 차르륵거리는 밤
해를 낳으러 바다는 동쪽으로 가고
다산多産의 바다로 날아간 씨앗들
그러나 바다는 나무를 키우지 않는다

때로는 숲도 바다로 간다
진한 해무海霧에 끌려 길도 없는 바다를 걸어서 돌아오면
소금기 절은 머리카락도 즐겁게 빗어 내리고
먼 바람소리 귀 밝은 숲
벌려선 팔에 다시 힘을 주어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