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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호2002년 [시-지영희] 어떤 피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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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09회 작성일 05-03-2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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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피로연


결혼식 피로연을
네 시간 동안 하는 것을 보고 온 날
외롭기로 했다

사진 서너 장 끼운 큰 액자에다
빼곡이 써 넣은 마음들
친구들이 그들의 만남을 길게 말해도
조용히 기울이는 시선들
잘 부르지 못하는 노래라도
흥겹게 어우러지는 미소들
와인잔을 두드리는 소리에
음식을 먹다가도 일어나
뽀뽀하는 신랑 신부
띄엄띄엄 진행되어도
자리 하나 비우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하는
하객들

사람으로 살고 싶다
쏟아지는 와인잔 소리가 아니더라도
사람답게 사는 일에 입맞춤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