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호수별 보기

32호2002년 [시-채재순] 다녀왔습니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75회 작성일 05-03-28 10:45

본문

다녀왔습니다


잡목 숲을 뚫고 봄 산을 오릅니다
발 밑에 흰 제비꽃이
소리 없이 피어있고
굴참나무가 소나무 그늘을 피해
햇살 가는 쪽으로 뻗어 가는
산길
마른 이끼가 나무둥치에 번지고 있던데요
무슨 생의 버짐처럼
산 아래서는 꽃놀이가 한창인데
정상에 가까워올수록
더디 오는 봄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서늘한 바람이
진을 치고 있는 산정
산짐승의 똥이 낙엽과 아름다이 썩어 가는
야생의 길을 다녀왔습니다
잘 생긴 산길 하나
점 찍어놓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