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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호2002년 [시-장승진] 불타는 나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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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14회 작성일 05-03-2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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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나무. 1


나무가 타오른다
나무가 불꽃이 된다
산등성 긴 띠를 휘두르며
재와 연기와 붉은 빛으로 춤추며
밤하늘로 오르는 나무들 영혼

치지직 소리도 없이
불타는 나무야
목마르다고 목청껏 외치렴
살고 싶다고

이 들판에
한 점 초록으로
이름도 없이 그냥
살고 싶다고
연기를 이불처럼 뒤집어쓴
어리석은 등신아!

달려가 사정없이 네 뺨을 갈기며
천 개의 발목이
되어주고 싶구나
잿속에 꽂혀 말없는
검은 기둥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