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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밟기 -- 원조중앙장의수의백화점


광화문 교보 빌딩 뒤 뒷 골목
좌로 꺾어지는 입구 첫집이라면
편지도 배달될 걸
오십년대 초부터 내가 봐온
멀기만 했던 기분 나빴던
오싹 했던 그 장의사

“元祖”라는 전치사 달고
간판 치장

피테칸트로푸스 에렉투스를
나의 원조로 하자면 하고
나도 내 손주들의 원조이지만
갈비나 돼지 족발 김밥에도 붙는 元祖니
그래서였을 게다
후진국에서 개도국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중인 소비문화의 나라에
죽은 송장도 맘껏 골라 입으라고
원조장의수의백화점

1999년 7월 24일 토요일 현재
내가 간판을 보는 게 아니라
저 간판이 거대 거만하게 나를 내려다
보는 것은 내가 얼추 장의수의를
애용할 사람으로 보인 모양
元祖라는 치장을 하고
어서 오라 손짓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