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호2002년 [시-이화국] 추억밟기 --- 애곡 정한모 선생님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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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밟기 --- 애곡 정한모 선생님 별세
별은 졌습니다
북극성처럼 35년 변함없던 저의 길잡이
풍덩 뛰어들어 개구리헤엄 쳐도 웃기만 하셨지요
센 머리의 제자를 업어 자갈길도 건네주셨지요
당신 생명력 뗏장 같다 일모(一茅)라 하신 호
마지막 하느님 대전에 부르심 받았을 땐
스테파노라는 이름 하나 더 생겼지요
서울대 교수, 문예진흥원장, 한국시인협회장
문화관광부장관을 역임하셨어도
데리고 있던 운전기사 한 번 바꾸지 않았다는
말씀이 귀에 더 남습니다
운명하신 다음 날 새벽녘 꿈엔 선생님께서
하얀 동정 검정 두루마기에 수녀님 두 분 함께
가난한 저희 집엘 들르셨습니다
꿈에서도 선생님 돌아가셨단 말이 꿈이었구나 했는데
꿈 깨니 선생님은 여전히 이승의 저 편에 계셨지요
70년 만의 추위라는 1991년 2월 23일의 날씨
생전에 온화하신 성품을 시샘하는 듯 합니다
파주군 광탄면 북향해 앉으신 묘역 황토자리에
이렇게 버리고 발걸음 돌려야 하는지요
풀 한 포기 없는 벌판에 누워 계시게 하다니…
운명의 강 앞에서 건너 오가지 못함을 압니다
오늘 밤도 저의 따뜻한 꿈속에 드시어
돌아가셨단 말이 거짓이었구나 다시 말하게
해주세요 선생님
부디 평안히 영면하시옵소서.
별은 졌습니다
북극성처럼 35년 변함없던 저의 길잡이
풍덩 뛰어들어 개구리헤엄 쳐도 웃기만 하셨지요
센 머리의 제자를 업어 자갈길도 건네주셨지요
당신 생명력 뗏장 같다 일모(一茅)라 하신 호
마지막 하느님 대전에 부르심 받았을 땐
스테파노라는 이름 하나 더 생겼지요
서울대 교수, 문예진흥원장, 한국시인협회장
문화관광부장관을 역임하셨어도
데리고 있던 운전기사 한 번 바꾸지 않았다는
말씀이 귀에 더 남습니다
운명하신 다음 날 새벽녘 꿈엔 선생님께서
하얀 동정 검정 두루마기에 수녀님 두 분 함께
가난한 저희 집엘 들르셨습니다
꿈에서도 선생님 돌아가셨단 말이 꿈이었구나 했는데
꿈 깨니 선생님은 여전히 이승의 저 편에 계셨지요
70년 만의 추위라는 1991년 2월 23일의 날씨
생전에 온화하신 성품을 시샘하는 듯 합니다
파주군 광탄면 북향해 앉으신 묘역 황토자리에
이렇게 버리고 발걸음 돌려야 하는지요
풀 한 포기 없는 벌판에 누워 계시게 하다니…
운명의 강 앞에서 건너 오가지 못함을 압니다
오늘 밤도 저의 따뜻한 꿈속에 드시어
돌아가셨단 말이 거짓이었구나 다시 말하게
해주세요 선생님
부디 평안히 영면하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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