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호수별 보기

32호2002년 [시-이화국] 추억밟기 -- 놋대야 시집 가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72회 작성일 05-03-28 11:12

본문

추억밟기 -- 놋대야 시집 가다


손 슬쩍 지나가도
지잉 징 울던 울음밑 긴 너
시집 간다
큰 대들보에 노란 석가래 가즈런하고
봄엔 파랗게 가을엔 노랗게
옷 갈아 입는 잔디 마당에
한 쪽엔 큰 감나무 보초 서있고
삼대 걸쳐 덕 쌓아야 산다는
정남향판 햇살 잘 드는
성북동 허시인 집으로 시집 간다
정화수 듬뿍 담아
밤에는 달 띄우고 낮엔 해 비추라
갈 자리 잘 찾아가니
앉을 곳 없어 이리저리 비켜 다니던
연립 2층 비좁은 베란다 생각 말고
넓은 집에 오래오래 잘 살거라
어미젖 못 먹고 자란 아이 처럼
지잉 징 우는 그 버릇 고치고
대한민국 참 시인 그 어른
말씀 잘 듣고 잘 모시거라.

  93. 8. 10.(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