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호2002년 [시-김춘만] 오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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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만원에 열 마리요.
오징어 장수가 외쳐댔다.
저것들이 출렁거리는 차를 타고
온 동네를 다니고 있다.
아버지는 오징어를 잡았다.
고기가 흔할 때다.
노 젓는 목선을 타고 근해에서
밤샘 낚시를 올려 오징어를 잡았다.
그것으로 학비를 대고 식량을 샀다.
오징어가 밥일 때다.
식구들은 둘러앉아 밥처럼 오징어를 먹기도 했다.
큰 그릇에 벌건 고추장 넣고 무쳐서
한 그릇씩 먹었다.
먹고 나면 속이 훅훅 달아오르기도 했지만
고추장처럼 벌게진 얼굴로
누나도 웃고 여동생도 웃었다.
만원에 열 마리요.
참 싸기도 하다.
오늘은 저 놈을 밥처럼 먹고 싶다.
만원에 열 마리요.
오징어 장수가 외쳐댔다.
저것들이 출렁거리는 차를 타고
온 동네를 다니고 있다.
아버지는 오징어를 잡았다.
고기가 흔할 때다.
노 젓는 목선을 타고 근해에서
밤샘 낚시를 올려 오징어를 잡았다.
그것으로 학비를 대고 식량을 샀다.
오징어가 밥일 때다.
식구들은 둘러앉아 밥처럼 오징어를 먹기도 했다.
큰 그릇에 벌건 고추장 넣고 무쳐서
한 그릇씩 먹었다.
먹고 나면 속이 훅훅 달아오르기도 했지만
고추장처럼 벌게진 얼굴로
누나도 웃고 여동생도 웃었다.
만원에 열 마리요.
참 싸기도 하다.
오늘은 저 놈을 밥처럼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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