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호2002년 [시-김춘만] 십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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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십 년은
밭둑의 대나무 숲만 푸르게 키운 게 아니라
대나무 숲 아래 네 분을 함께 하게 하였구나.
그렇구나.
십 년이란 이만한 시간
돌아보면 산 하나 넘었을까 하였는데
정정하던 두 집안 어른들
그렇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셨구나.
언젠간 고향에 뿌려질 몸
한군데서들 쉬자시며
귀향의 미련을 재우고 있다.
높아지는 봉분을 매만지며
오십줄 상주는 자꾸 서러워지고
장정이 다된 손주들은
안타깝게 가신 분
소지품 몇 개를 훨훨 태워보내며
저들끼리만 통하는 얘기로 지절대고 있다.
십 년은
밭둑의 대나무 숲만 푸르게 키운 게 아니라
대나무 숲 아래 네 분을 함께 하게 하였구나.
그렇구나.
십 년이란 이만한 시간
돌아보면 산 하나 넘었을까 하였는데
정정하던 두 집안 어른들
그렇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셨구나.
언젠간 고향에 뿌려질 몸
한군데서들 쉬자시며
귀향의 미련을 재우고 있다.
높아지는 봉분을 매만지며
오십줄 상주는 자꾸 서러워지고
장정이 다된 손주들은
안타깝게 가신 분
소지품 몇 개를 훨훨 태워보내며
저들끼리만 통하는 얘기로 지절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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