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호2002년 [시-김춘만] 「공현진」가는 길- 오호리와 공현진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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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현진」가는 길
- 오호리와 공현진 사이-
오릿길
꾸부정한 자갈밭 길을
미루나무들이 지켰다 .
마을 사람들이 태극기를 들고
면소재지로 누군가를 마중하러들 가고
뒤따라가던 우리들 몇은
바깥까지 나가긴 너무 멀어
발가벗고 송지호 갯가에서 뒹굴다 왔다.
뽀얀 먼지덩이로 내달리는
자동차에 몸을 싣고
초등학교만 마친 아이들은
제왕나비의 여행 같은 먼 길을
이 곳에서부터 시작했다.
살아있는 곤충처럼
길은 여러 번 탈바꿈하면서도
따뜻한 기운 같은 걸 여전히 지니고 있었다.
이런 짤막한 길하나를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 나의 자랑이다.
- 오호리와 공현진 사이-
오릿길
꾸부정한 자갈밭 길을
미루나무들이 지켰다 .
마을 사람들이 태극기를 들고
면소재지로 누군가를 마중하러들 가고
뒤따라가던 우리들 몇은
바깥까지 나가긴 너무 멀어
발가벗고 송지호 갯가에서 뒹굴다 왔다.
뽀얀 먼지덩이로 내달리는
자동차에 몸을 싣고
초등학교만 마친 아이들은
제왕나비의 여행 같은 먼 길을
이 곳에서부터 시작했다.
살아있는 곤충처럼
길은 여러 번 탈바꿈하면서도
따뜻한 기운 같은 걸 여전히 지니고 있었다.
이런 짤막한 길하나를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 나의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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