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호2002년 [시-김향숙] 모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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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에게
그건
그렇게 열고 서 있는 게 아니야
노오란 암술
나 같으면
진 붉은 꽃잎 다물어 감추고
초록잎으로
속치마 겉치마 덮고 또 덮어
그냥 아무 일도 아닌 척
벌 나비도 눈치 못 채게
시침떼고 서 있을 걸
돌담 아래서
그러다 그러다
농익어 뜨거우면
저녁 바람 휘이 불 때
얼른 내려놓을 걸
아무도
안 볼 때.
그건
그렇게 열고 서 있는 게 아니야
노오란 암술
나 같으면
진 붉은 꽃잎 다물어 감추고
초록잎으로
속치마 겉치마 덮고 또 덮어
그냥 아무 일도 아닌 척
벌 나비도 눈치 못 채게
시침떼고 서 있을 걸
돌담 아래서
그러다 그러다
농익어 뜨거우면
저녁 바람 휘이 불 때
얼른 내려놓을 걸
아무도
안 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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