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호2003년 [시-최월순] 은비령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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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령 연가
약속을 숨기고, 앞길을 숨기고,
마음을 숨기고
떠나는 나를 돌아보지도 않던
너를 찾아
은비령을 더듬는다.
은비령은
달콤한 약수를 숨기고,
향기로운 숲길을 숨기고
모른 체 돌아앉아 있었다.
대청봉 꼭대기 눈 내릴 때
너의 눈은 어디쯤에 머물렀을까
은비령에 숨겨놓은
내 마음의 한 쪽을
볼 수나 있었을까
돌아오는 길 날 저물어
길가에 늘어선 나무들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귀신같이 자꾸만
좇아오더니.
약속을 숨기고, 앞길을 숨기고,
마음을 숨기고
떠나는 나를 돌아보지도 않던
너를 찾아
은비령을 더듬는다.
은비령은
달콤한 약수를 숨기고,
향기로운 숲길을 숨기고
모른 체 돌아앉아 있었다.
대청봉 꼭대기 눈 내릴 때
너의 눈은 어디쯤에 머물렀을까
은비령에 숨겨놓은
내 마음의 한 쪽을
볼 수나 있었을까
돌아오는 길 날 저물어
길가에 늘어선 나무들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귀신같이 자꾸만
좇아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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