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호2003년 [시-최월순] 목련 한 송이를 꺾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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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한 송이를 꺾어
햇빛이 너무 환해 어쩔 줄 모르다가
슬그머니 앞뜰로 나가
이제 막 벙글기 시작한 목련
한 송이를 꺾어 물병에 꽂아두었다
무심히 드나들다가
꽃잎을 활짝 열고 불그레한 꽃술을 내보이는
꽃을 보았다
꽃도 내 마음을 아는 것인지
슬며시 자신의 마음을 열어 보이는 것이었다
눈 맞추고
한참을 들여다보니
더 이상 보여줄 마음을 꺼낼 수 없는지
후두둑 꽃잎을 버리며
서둘러 눈물을 감추는 것이었다
솜털 보송보송한 꽃술 아래
커다란 눈물주머니를
꽁꽁 싸매는 것이었다.
햇빛이 너무 환해 어쩔 줄 모르다가
슬그머니 앞뜰로 나가
이제 막 벙글기 시작한 목련
한 송이를 꺾어 물병에 꽂아두었다
무심히 드나들다가
꽃잎을 활짝 열고 불그레한 꽃술을 내보이는
꽃을 보았다
꽃도 내 마음을 아는 것인지
슬며시 자신의 마음을 열어 보이는 것이었다
눈 맞추고
한참을 들여다보니
더 이상 보여줄 마음을 꺼낼 수 없는지
후두둑 꽃잎을 버리며
서둘러 눈물을 감추는 것이었다
솜털 보송보송한 꽃술 아래
커다란 눈물주머니를
꽁꽁 싸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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