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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호2002년 [시-김향숙] 순한 섬 하나 키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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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03회 작성일 05-03-25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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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한 섬 하나 키우고 싶다


하늘과 바다
작은 동그라미
그림도 쉬운
순한 섬 하나 키우고 싶다

겉옷 벗어두고 맨발로 나서면
반나절도 안 되어 제 자리로 돌아오는
은반지처럼 하얀 해변
가끔 소곤거리는 씨앗 몇 줌 가지고 가서
목소리 눈빛도 물새 닮아 살다 오면
어려운 숙제 같던 세월도 끄덕여지고
성난 사람들의 손도 따뜻하게 품을 것 같다

결 고운 햇볕과 바람 데리고
내 안에
순한 섬 하나 키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