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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호2002년 [시-김향숙] 지구 뜨거운 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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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44회 작성일 05-03-25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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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뜨거운 허리
붉은 끈 둘러 묶고 휘돌아간다
축 하나 잘 만나 붙잡혀 사는 일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이던가

내 어지럼증 신열을 숫자로 읽어내던 사람들이
내과 외과 비뇨기과 . . . . .
제 멋대로 진단하고 처방하고 수술하며
병 주고 약 주고 하더니
노환의 내 수명도 얼마 남지 않은 듯 하이

누군가 내가 시끄럽다고
손가락으로 튕겨 버리려다가 그냥 돌아선다
'사랑해요'
팝콘처럼 시도 때도 없이
내 안에서 톡톡 튀어나오는 소리
용케도 들었구나

어허
거 보게
아직 나는 살아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