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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호2003년 [시-권정남] 얼음, 그리고 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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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91회 작성일 05-03-2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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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그리고 江


내설악 자궁 그 아래
흐르는 듯 멈추어 있는
흰 색 겨울江을
보신 적이 있나요

얼음 사이에
발목이 옥죄여 있는 소나무와
교각을 붙잡고 휘휘 도는 바람
강의 복부를 깨내고 사람들은
푸른 이야기를 낚고있다

강의 가장자리부터 녹아
속살 적시며 다가오는 차가운 물살은
무지개 빛 얼음이었다가
흰색 펄럭이는 광목이었다가
목마른 숨결이 된다

세상 살다가 보면
흐르는 듯 멈추어 있는 것이
얼음, 그리고 江뿐이랴
멈추어있는 듯 흐르는 것이
또한 우리네 삶뿐이랴

바람 부는 소양강 상류에
흰 광목으로 펄럭이며 굽이치는
겨울 강을 보신 적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