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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호2003년 [시-권정남] 너의 별을 만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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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83회 작성일 05-03-2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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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별을 만나려고


화장대 앞에
머리카락이 수북 빠져있다.
윤기 나고 올이 굵다.
방금 드라이 끝낸 입시생 딸의 것이 분명하다.
밤과 낮이 섞인 시간을 딛고 일어서는
긴장된 나무의 피륙이다. 숨결이다.
정열을 소모한 시간들이다
흩어진 머리카락을 쓸어모으면
깊은 물 속 같은 너의 고독이 잡힌다
훗날 탱글탱글 여물어 있는
너의 별을 만나려고
아름다운 그 별에 도달하려고
은빛 물고기 같은 나이에
핏기 없는 얼굴로
아침마다 너는
한 웅큼 머리카락을 뽑아 내는 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