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호2003년 [시-권정남] 버려진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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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시집
누가 시집을 버렸다.
향기 그윽한 꽃 한 다발이다
재활용 쓰레기장이 환해진다.
시의 구절들이
아파트 담을 끼고 꽃 넝쿨이 되어
신문더미와 빈 박스를 타고 오른다.
하늘까지 오를 기세다
누가 버렸을까
한때 영혼까지 동여맸던 밧줄을
쉽게 버리고 쉽게 잊어버리는데
익숙해있는 사람들
버려진 시집을 읽는다
뼈 속까지 들려오는 시인의 음성
가닥가닥 내 혈관을 타고 돌다가
후끈거리며
내 육신을 감아 오른다.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가 버리는
재활용 폐기장에서
향기 나는
꽃 한 다발을 주었다.
누가 시집을 버렸다.
향기 그윽한 꽃 한 다발이다
재활용 쓰레기장이 환해진다.
시의 구절들이
아파트 담을 끼고 꽃 넝쿨이 되어
신문더미와 빈 박스를 타고 오른다.
하늘까지 오를 기세다
누가 버렸을까
한때 영혼까지 동여맸던 밧줄을
쉽게 버리고 쉽게 잊어버리는데
익숙해있는 사람들
버려진 시집을 읽는다
뼈 속까지 들려오는 시인의 음성
가닥가닥 내 혈관을 타고 돌다가
후끈거리며
내 육신을 감아 오른다.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가 버리는
재활용 폐기장에서
향기 나는
꽃 한 다발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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