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호2003년 [시-권정남] 고랭지 채소를 심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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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랭지 채소를 심는 여인
흙보다 돌이 많은 산비탈
고랭지 배추모종을 옮기는 여인들
발을 헛디디면 지구에서 이탈될 듯
병풍 같은 밭에 바짝 매달려 있다.
어린 배추 잎이 나비 떼 되어 팔랑거리는 밭머리
장화만 무리 지어 조용히 움직인다
구름 잡아 챙이 넓은 모자 만들어 쓰고
낮달 거머쥐고 돌밭 메면
높을수록 맑고 투명한 삶이 깊어만 가는 오후
한가지 일에 몰두 해 있는 사람들
연두 빛 나비 떼로 흔들리는 배추잎 사이로
고랭지 햇살 물어 나르던 새들도
세상일에 눈 돌릴 여가가 없다
흙보다 돌이 많은 산비탈
고랭지 배추모종을 옮기는 여인들
발을 헛디디면 지구에서 이탈될 듯
병풍 같은 밭에 바짝 매달려 있다.
어린 배추 잎이 나비 떼 되어 팔랑거리는 밭머리
장화만 무리 지어 조용히 움직인다
구름 잡아 챙이 넓은 모자 만들어 쓰고
낮달 거머쥐고 돌밭 메면
높을수록 맑고 투명한 삶이 깊어만 가는 오후
한가지 일에 몰두 해 있는 사람들
연두 빛 나비 떼로 흔들리는 배추잎 사이로
고랭지 햇살 물어 나르던 새들도
세상일에 눈 돌릴 여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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