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호2003년 [시-지영희] 순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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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시대
하루에 두 번
싸이렌이 울린 적이 있었지요
암컷을 찾아다니던 수캐마저
꼼짝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철조망
낭만이었지요
싸이렌 꼬리를 밟고 귀가하는
술꾼들의 웃음 소리가 묻어 있는
이야기가 있는
통행금지가 없는 도시 몇 군데 발표될 때
모두 빨갱이에게 잡혀가면 어쩌나
떨던 불안함
순수 시대였어요
개소리에 꿈을 키워야 했던
깊은 어둠이었지만
빛나는 유물이 된 금지된 시간
모든 것이 해제된 요즘
그리운 통행금지.
하루에 두 번
싸이렌이 울린 적이 있었지요
암컷을 찾아다니던 수캐마저
꼼짝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철조망
낭만이었지요
싸이렌 꼬리를 밟고 귀가하는
술꾼들의 웃음 소리가 묻어 있는
이야기가 있는
통행금지가 없는 도시 몇 군데 발표될 때
모두 빨갱이에게 잡혀가면 어쩌나
떨던 불안함
순수 시대였어요
개소리에 꿈을 키워야 했던
깊은 어둠이었지만
빛나는 유물이 된 금지된 시간
모든 것이 해제된 요즘
그리운 통행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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