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호2003년 [시-지영희] 낙엽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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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오고 있다
바람 따라 낙엽이 오고 있다
뜨거운 한낮과
휘청이던 폭풍우의 그림자 마저 떨치고
가벼이 떠오고 있다
하르르 꽃으로 흩어지며
차가운 이 땅, 구석구석 환한 불꽃이 되어 속살까지 내비출 때
빈 몸이 아닌 다음에야
빈 마음이 아닌 다음에야
누가 아름다움이라 말할 수 있을까
앞서 가는 이가 한 점 붉은 잎으로 떠나는
숲길을
물든 잎이 되어 함께 걷다가
바위 뒤쪽에 누워
별빛에 온몸을 쪼이며
바람 따라 나직이 노래 부를 수 있다면
가을길을 가다 문득 고개를 드니
시월 끝자락에 내리는 바람 따라
붉게 물든 별들이 내려오고 있다
어두운 길모퉁이를 따라 흐르는 노래가 된다
발자국마다 환히 켜지는 꽃등이 된다.
바람 따라 낙엽이 오고 있다
뜨거운 한낮과
휘청이던 폭풍우의 그림자 마저 떨치고
가벼이 떠오고 있다
하르르 꽃으로 흩어지며
차가운 이 땅, 구석구석 환한 불꽃이 되어 속살까지 내비출 때
빈 몸이 아닌 다음에야
빈 마음이 아닌 다음에야
누가 아름다움이라 말할 수 있을까
앞서 가는 이가 한 점 붉은 잎으로 떠나는
숲길을
물든 잎이 되어 함께 걷다가
바위 뒤쪽에 누워
별빛에 온몸을 쪼이며
바람 따라 나직이 노래 부를 수 있다면
가을길을 가다 문득 고개를 드니
시월 끝자락에 내리는 바람 따라
붉게 물든 별들이 내려오고 있다
어두운 길모퉁이를 따라 흐르는 노래가 된다
발자국마다 환히 켜지는 꽃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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