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호2003년 [시-채재순] 정다운 마을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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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 마을 지난다
정다운 마을을 지나 학교로 간다
56번 국도변 비탈이 끝나는 나즈막한 그곳에
우두커니 서 있는 중증장애인 요양원 <정다운 마을>
정다운 심사가 아닐 때에도 그곳을 지나 집으로 온다
정다운 마을 건너편은 밤나무 숲이다
이 숲 가장자리를 서성이는 그이들,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늘 속에서도 잘도 커 가는
느타리버섯 비닐하우스 안을 힐끗거리다
과속 방지 턱 위에서 덜컹거리곤 한다
길가 공터에 꽃모종을 심는 그들을 본 적 있다
끼리끼리 이야기하며 짓는 함박웃음에서
잠깐 정다운 마을을 보았다
세상을 향한 그들의 전언이
꽃으로 피어나고 있다
오늘도,
정다운 마을을 지나 집으로 온다
정다운 마을을 지나 학교로 간다
56번 국도변 비탈이 끝나는 나즈막한 그곳에
우두커니 서 있는 중증장애인 요양원 <정다운 마을>
정다운 심사가 아닐 때에도 그곳을 지나 집으로 온다
정다운 마을 건너편은 밤나무 숲이다
이 숲 가장자리를 서성이는 그이들,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늘 속에서도 잘도 커 가는
느타리버섯 비닐하우스 안을 힐끗거리다
과속 방지 턱 위에서 덜컹거리곤 한다
길가 공터에 꽃모종을 심는 그들을 본 적 있다
끼리끼리 이야기하며 짓는 함박웃음에서
잠깐 정다운 마을을 보았다
세상을 향한 그들의 전언이
꽃으로 피어나고 있다
오늘도,
정다운 마을을 지나 집으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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